올해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중심의 다양한 종류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신차가격이 대폭 뛸 것으로 예상된다. 차강판 등 소재가격 급등과 인건비 상승, 자동차 수요 초과, 글로벌 경제 인플레이션 압력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돼 신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올해 전기차 중심으로 신차 대거 출시


풀체인지된 기아 신형 니로.(사진=기아)
풀체인지된 기아 신형 니로.(사진=기아)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신차를 대거 출시한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아이오닉6, 펠리세이트 페이스리프트, 올해 하반기엔 그랜저 풀체인지, 코나EV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1월 17일 니로 풀체인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을 시작했으며 조만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니로 풀체인지 전기차 모델은 2분기에, EV6 GT는 하반기에 출시하며,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 출시가 예정돼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G70 슈팅브레이크와 GV70 전기차 모델을 새로 출시한다. 출시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1분기 쉐보레 타호를 출시하고, GMC 시에라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쉐보레 볼트 EV와 볼트 EUV도 올해 출시할 예정인데 일정은 미정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3월 2023년형 XM3를 출시하고, 하반기엔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한다. 


최근 출시된 신차가격 보니...수백만원 인상은 기본


전기차를 중심으로 올해 신차들이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신차 가격이 대폭 오를 전망이다. 실제 최근 출시된 신차들의 가격이 올랐다. 

기아는 지난 18일 니로 신형을 출시하며 큰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기존 니로는 하이브리드 2439만~3017만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3939만원이지만 사전계약을 시작한 신형 니로는 2660만원부터 3306만원까지다. 하이브리드 기준으로는 최저 221만원에서 최고 289만원까지 인상됐다. 

현대차도 지난해 연말 싼타페 연식 변경 모델 ‘2022 싼타페’를 출시하며 가격을 인상했다. 디젤 모델 기본 트림 가격을 최대 240만원(약 7.6%) 인상했고, 가솔린 모델도 트림에 따라 42만~181만원가량 인상했다. 

2023년형 XM3.(사진=르노삼성)
2023년형 XM3.(사진=르노삼성)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중소 자동차업체들의 신차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쉐보레 대표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도 2022년형으로 업그레이드되며 가격이 올랐다. 신형 콜로라도의 가격은 익스트림 4050만원, 익스트림 4WD 4380만원, 익스트림-X 4540만원, Z71-X 4739만원, Z71-X 미드나잇 4889만원이다. 

기존엔 익스트림 3830만원, 최상위 트림 Z71-X는 4499만원이었다. 최저 모델이 220만원, 최고 모델은 390만원까지 올랐다. 

르노삼성도 최근 출시한 2023년형 XM3의 가격을 인상했다. 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으로 1.6 GTe ▲SE Basic 1866만~1896만원 ▲SE 1876만~1906만원 ▲LE Basic 2047만~2077만원 ▲LE 2057만~2087만원 ▲RE Basic 2240만~2274만원 ▲RE 2263만~2293만원이다. TCe 260 ▲RE 2420만~2450만원 ▲RE Signature 2676만~2706만원 ▲INSPIRE 2833만~2863만원이다. 

2022년형과 비교하면 기본형 약 89만원, 시그니처 약 65만원 인상됐다. 르노삼성은 "타사보다 신차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신차가격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원자재 가격 급등, 수요 초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자동차업계는 신차 가격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앞으로 줄줄이 나올 신차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우선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심각하다. 자동차강판의 경우 지난해 초보다 톤당 20만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라 차강판 가격을 올려줬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차에 공급하는 차강판 가격을 지난해 12월 톤당 12만원 올리는 것에 합의했다. 해당 인상분은 8월 공급분부터 소급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자동차사들이 플라스틱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 적용을 확대하면서 차값 상승을 부추겼다.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자동차용 반도체 가격도 올랐다.

앞으로 나올 신차의 상당수가 전기차로 나오는 점도 가격상승의 요인이다.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리튬과 코발트, 니켈, 구리 가격 등이 폭등하며 배터리 가격 인상분을 신차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당하다. 전세계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돈을 풀면서 전세계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한국의 경우에도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중심으로 전방위 물가 상승이 진행 중이다.  

자동차 수요초과도 중요한 배경이다. 올해에도 수요가 공급보다 큰 현상이 계속되면서 결국 출고가 기준의 신차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여기에 인건비 상승과 중고차 가격 급등세는 덤이다. 투싼, 토렌토, 아이오닉5 등의 경우 신차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올해 신차 가격 급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동헌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은 지난 13일 오후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개최한 '2021 글로벌 자동차 시장 리뷰 및 2022년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초과 수요 상황 지속과 글로벌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 압력이 맞물리면서 신차 출고가의 대폭적인 상승이 예상된다"며 "연식 변경 모델 출시에 맞춘 차량 가격 대폭 인상으로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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