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는 혁신 기술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발전이 있던 분야가 '로봇'이다.
로봇은 인공지능(AI)과 합쳐지며 제조, 물류 등 산업현장에서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대기업들의 기술력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CES 2022에서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중공업, 두산로보틱스 등 국내 대기업들은 저마다 핵심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번 CES에서 가장 로봇에 '진심'이었던 현대차...메타모빌리티 비전과 로봇 다수 공개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가장 로봇에 '진심'이었다고 평가된다.
지난 1월 5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CES 미디어데이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했다. 스팟은 지난해 1조1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현대차가 함께 만든 4족보행형 로봇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못지않게 '로봇'을 50번이나 언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봇이 점점 인간과 가까워지고 있다”며 “우리가 매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모두 ‘스팟(서비스 로봇)’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미래 비전인 '메타모빌리티'를 공개했다. 메타모빌리티란 스마트 디바이스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인류의 이동 범위를 가상공간까지 확장한다는 의미다. 사용자는 메타모빌리티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현대차는 소개했다.
메타모빌리티를 구현시키는 핵심이 로봇이다.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해 메타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겠단 것이다.
현대차는 이를 수행하기 위한 핵심 기술인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lug & Drive Module·PnD 모듈)과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Drive and Lift Module·DnL 모듈)을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는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이 적용된 두 대의 목적기반 모빌리티(PBV)를 시연할 수 있게 했는데 탑승자가 운전석에 앉아 조이스틱으로 간단한 조작을 하자 360도 회전까지 원활히 가능했다. 현대차는 향후 이 모듈을 활용해 교통약자를 돕고 물류현장을 효율화하는 데 쓰겠다는 계획이다.

드라이브 앤 리프트(DnL) 모듈이 적용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는 외형상으론 4개의 바퀴가 달린 스케이드 보드 형태의 플랫폼이지만 마치 4개의 다리가 달린 것처럼 바퀴가 제각각 서로 다른 높이와 각도로 움직이며 경사로와 둔덕을 흔들림 없이 넘었다. 현대차는 향후 이 모듈을 유모차 바퀴에 달거나, 물건을 싣고도 계단을 타고 내릴 수 있는 용도로 개발할 예정이다.
서비스 로봇인 '스팟'과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물류형 로봇 '스트레치' 등도 공개됐다. 현대차는 인간의 신체에 직접 적용되는 웨어러블 로봇이 인간의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인간의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스마트팩토리에 로봇을 활용하는 비전도 제시했다.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공장을 지은 후 로봇 등을 연결해 가상공간에 접속한 사용자가 실제 공장을 운용·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 국내 사용자가 디지털 트윈(실제 공장을 가상에 구현한 공장)에 구현된 해외 공장에 접속해 해결을 지시하면 로봇이 이를 수행하는 식이다.
삼성전자 '삼성 봇 아이' 최초공개, LG전자 5G와 AI를 접목한 로봇 제품 공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도 새로운 로봇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최근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고 나선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라이프 컴패니언'(Life Companion, 동반자) 로봇인 '삼성 봇 아이'를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하고 가전과 모바일을 통합한 DX부문을 만들었는데 밑에 단독 사업팀으로 로봇사업팀을 꾸린 바 있다.
삼성 봇아이는 사용자 곁에서 함께 대화하며 이동하는 상호작용 로봇으로, 사용자를 보조하는 기능과 함께 원격지에서 사용자가 로봇을 제어하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사람 옆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원격 조종도 가능하며 사용자의 AI 아바타가 로봇과 연동하는 방식이다.
팔을 뻗을 수 있어 잡일을 할 수 있는 가사 보조 로봇 '삼성 봇 핸디'도 함께 공개됐는데 삼성은 삼성 봇 아이와 삼성 봇 핸디가 집안에서 영상 회의를 준비해주거나 저녁 식사를 위한 테이블 세팅을 해주는 모습을 시연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로봇 기술력을 선보였다. LG전자는 2018년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하고 로보스타를 인수해 로봇사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LG 클로이 가이드봇, LG 클로이 서브봇, 실내외 통합배송로봇 등 5G와 AI를 접목한 로봇 제품을 공개했다. 사람과 공존하고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안내로봇들이다.
현대중공업·두산 그룹 사활 걸린 미래 로봇기술 선보여

현대중공업그룹은 창사 50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신기술이 모두 모이는 CES에 참가해 로봇사업을 강조했다.
지난 5일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는 CES 2022 언론 발표회에서 건설 현장의 무인화를 목표로 스마트건설 로봇과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2025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울러 서빙 로봇 같은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로보틱스는 ‘산업과 일상의 로봇화’를 주제로 전시관을 함께 꾸렸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미래형 건설 로봇 이미지와 지능형 로보틱스 기술이 구현할 안전하고 효율적인 미래 건설 현장의 모습을 선보였다.
현대로보틱스는 AI기술과 산업현장에서 축적된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완전 무인화된 로봇 카페를 비롯해 다양한 일상 영역에 특화된 서비스 로봇 3종을 공개했다.
현대로보틱스의 로봇 카페는 주문에서 서빙까지 사람의 개입이 일절 없는 완전 무인화 서비스를 구현한다. 청정 설계를 적용한 커피 제조 로봇과 AI기술로 완전 자율운행이 가능한 서빙로봇으로 구성된 '로봇 카페'는 실제 음료 주문에서 서빙까지 신속하고 보다 청결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년 출시 예정인 방역 로봇은 자외선 살균이나 소독약 분사 방식 대신 공기 정화 방식을 채택해 무해하다는 장점과 함께 더 강화된 방역 효과를 자랑한다.

두산그룹은 CES2022에 참여해 수소드론부터 협동로봇, 전기굴착기까지 그룹의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두산퓨얼셀이 개발하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트라이젠'은 수소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의 수소드론을 띄우고 전기로 두산밥캣의 건설장비인 완전 전동식 로더 'T7X'를 급속 충전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이 스마트팜에서 자란 나무에서 사과를 따 포장하는 모습을 시현했다. 파종·관수·수확·포장·물류 등 전 과정을 해내는 로봇을 구현하는 게 두산로보틱스 목표다. 또 협동로봇이 드럼을 연주하고, 카메라 로봇이 관람객을 촬영하는 체험형 전시가 마련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은 카메라 로봇도 선보였다. 이 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카메라 시스템과는 달리,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공연 촬영 등에 특화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두산산업차량은 물류 자동화 기술을 소개하는 무인 지게차를 선보였고, 두산밥캣은 세계 최초의 완전 전동식 콤팩트 트랙로더인 T7X를 공개했다.
해외 기업 로봇 기술력도 놀라운 수준...영국 기업이 만든 휴머노이드 '아메카' 찬사

국내 기업들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의 로봇 기술력도 놀라운 수준이었다. 그 중에서도 이번 CES에 처음 등장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는 많은 관람객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키가 1m80㎝인 이 로봇은 관람객이 질문을 던지면 맥락에 적합하게 답하고 되물으면서 대화를 이어 가는 능력을 보여 줬다. 특히 놀라운 점은 아메카의 표정이었다. 인간의 희노애락 등 다양한 감정 표현을 아메카를 통해 구현해 냈다.
이 로봇은 지난 2005년 설립된 영국 로봇기업 엔지니어드 아츠가 만들었다. AI(인공지능)와 머신러닝 기술을 실어 사람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인식할 수도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약 3억원인데 이번 CES 아메카 주문 4건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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