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 3분기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낸 가운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철강업계 슈퍼사이클이 고점에서 내려앉는 분위기여서 이러한 초호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률 20.3%...2008년 21.3% '영광' 재현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조원의 벽을 넘었다. 포스코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 6100억원, 영업이익 3조 11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44.5%, 영업이익은 364.2% 급증했다.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률은 15.08%를 기록했다. 

앞선 2분기에도 포스코는 영업이익 2조2006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종전 기록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철강 본업의 실적이 빛났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수요업계가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되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했고,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라 철강제품 가격도 잇따라 대폭 인상에 성공했다. 

특히 별도 기준이지만 제조업체에서 꿈의 영업이익률이라 불리는 '20% 대'를 넘긴 점이 고무적이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 -1.8%를 기록하며 바닥을 찍은 뒤,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번 3분기엔 영업이익률 20.3%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6.3%포인트 상승했다. 

포스코가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긴 것은 지난 2008년이 유일하다. 지난 2008년 영업이익률이 21.3%를 기록했었다. 올해 연간으로 20%를 넘기는 것은 어렵지만 분기 기준 20%를 기록한 것도 포스코로써는 감개무량한 일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3분기 역대급 실적 예약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만이 신난 게 아니다. 조만간 실적을 발표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예약해놨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매출 6조2104억원, 영업이익 73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대로라면 전년동기비 매출은 39.2%, 영업이익은 무려 2092.8% 폭증하는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0.7%에서 11.8%로 11.0% 급등이 예상된다. 포스코처럼 영업이익률 20%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동국제강도 올해 매출 1조9260억원, 영업이익 23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동기비 매출은 48.4%, 영업이익은 172.7% 증가하는 것으로 영업이익률도 6.6%에서 12.1%로 수직상승하는 것이다.

포스코와 같은 이유의 실적 개선이다. 철강업황 호조 속에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주력제품인 봉형강, 후판 등 주요제품 마진이 대폭 높아졌고, 판매량도 늘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실제 실적이 나오면 증권가 예측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역시 증권가 컨센서스는 2조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3조원을 훌쩍 넘겼다. 


3분기 사상최대 호실적은 '단발성'일 가능성 커...문제는 내년 이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문제는 이런 호실적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이냐는 점이다. 일계 일각에서는 이런 호실적이 '단발성'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철광석 가격의 하락이 지목된다. 산업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기준 중국 상하이항 철광석 가격은 톤당 237.5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7월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 최근에는 120달러 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2분기와 3분기 철강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낸 것은 지난해 싸게 구매했던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으로 제품을 만들어 인상된 가격으로 제품을 팔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높은 가격에 구매한 철광석 재고가 이제 생산하는 제품에 속속 투입되며 롤마진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 3분기까지 끊임없이 올랐던 철강사들의 가격인상 행진도 4분기를 전후로 속속 동결로 귀결되고 있다. 지속적인 가격인상에 수요업계 반발이 커졌다. 철광석 가격이 100달러 가까이 떨어지면서 추가적인 가격인상에 대한 명분이 사라지고, 수요업체들로부터 가격 인하 요구를 받게될 공산도 높아졌다. 

이같은 이유로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3분기가 단발성의 최대실적일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이 전력난과 환경 이슈로 철강 생산을 줄이고 있고, 조선 가전 등 수요업계의 호조세도 이어지고 있어 4분기도 3분기만큼은 아니겠지만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철강재 가격이 매달 100달러씩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지금은 가격상승세가 한풀 꺾인 추세"라며 "3분기 역대 최대실적은 반짝일 가능성이 높으며, 4분기까지는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겠지만 문제는 내년 이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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