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하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에 집중한다. 일반재 후판 유통 공급물량을 줄이고, 조선사 수주증가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4분기부터 일반재 후판 유통물량을 30% 이상 줄이고, 조선사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조선용 후판 공급부족으로 포스코를 행한 조선3사의 후판 공급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세계 선박 발주량이 대폭 늘어났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9월 전세계 선박 발주는 3754만CGT로 전년 동기(1322만CGT) 대비 184% 증가했으며 극심한 불황을 겪던 2016년(1053만CGT)과 비교하면 약 3.6배(257%)로 증가했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3사는 2024년까지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했고, 신조선가 상승 추세를 감안해 고부가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가 가능할 정도다. 국내 조선사들은 1~9월 발주된 LNG선 46척 중 45척(98%)을 수주하는 등 올해 수주 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했다.
건조할 선박은 많은데 이를 지을 조선용 후판은 부족한 상황이다. 과거에는 일본산, 중국산이라는 대안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일본 철강사들의 경우 늘어난 자국 내 수요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일본, 중국 철강사들은 정부 주도 하에 자국 철강재 공급을 최우선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호주산 철광석 수입 감소와 친환경 이슈로 인한 자체 생산량 감축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조선용 후판 생산 자체가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중후판 수입량도 대폭 감소했다. 한국철강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1~8월 중후판 수입량은 56만98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줄었다.
세계 선박 발주량이 대폭 늘어났고,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입이 급감하자 조선사의 국내 철강3사에 후판 공급 의존도가 훨씬 커졌다. 지금도 조선3사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후판 제조사들에게 조선용 후판 공급량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철강사들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아진 점도 조선용 후판 공급량을 늘리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올 상반기 80만원 중반대이던 조선용 후판 판매 가격은 올 하반기 115만원 수준으로 30만원이나 껑충 뛰었다. 조선용 후판 수급에 애를 먹는 조선사들이 가격을 올리는 데 합의했다.
조선용 후판은 과거 수년 간 철강사들 입장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품목이었지만 이번 대폭 가격인상으로 수익성이 꽤 좋아졌다는 후문이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당진제철소 통제센터 불법 점거가 장기화되면서 현대제철 후판 제품의 생산과 출하에 차질이 생긴 점도 포스코의 후판 공급 증대 원인이다. 조선3사의 포스코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포스코가 공급량을 늘려 대응하는 상황이 됐다. 다행히 현대제철의 불법 점거와 파업이 최근 종료되면서 현대제철의 조선용 후판 공급량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하반기 후판가격을 30만원이나 올려준 데에는 후판을 받지 못하면 선박자체를 건조할 수 없는데 국내산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까지 좋아진 포스코 입장에서 최대고객인 조선3사의 요청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합리적 조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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