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은행권의 점포 폐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 동안 은행 점포 수는 775개 폐쇄됐다.

점포 폐쇄와 함께 자동화기기(ATM)도 2016년 4만3710개에서 2021년 8월말 기준 3만2498개로, 1만1212대 줄었다.

은행들이 점포를 축소하는 배경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도 한몫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선 군살빼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경쟁에만 몰두한 탓에 금융 사각지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젊은 층과 디지털 금융에 익숙한 40·50대가 주로 사용한다. 직접 은행에 방문해 금융업무를 보는 60대 이상 고령층은 아직 모바일뱅킹이 익숙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실제 60대 이상 고령층의 인터넷전문은행 이용률은 3.65%에 불과하다.

유동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점포 폐쇄 시 사전신고제 및 점포폐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지난해에만 304개의 점포가 사라졌고 올해 상반기는 79개의 점포가 폐쇄돼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며 “자율적 절차가 실효성이 없다면 점포폐쇄 전 사전 용역의무화라던지, 공동점포, 국가기관인 우체국을 활용하는 방법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선언적 내용이 아닌 고령층 전담 점포, 은행 창구업무 제휴, 고령층 디지털 금융 교육 등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의 책임 강화를 통해 급속도로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더 이상 고령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포폐쇄 지역이나 노령자들 편의를 위해 이용하겠다던 이동점포도 현실은 은행의 홍보를 위해 대도시, 대학가, 휴가 피서지 위주로 운행했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3000만원을 들여 연구용역을 의뢰했던 ‘고령층 친화적 디지털 금융환경 조성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용역’에는 고령자 친화 앱 개발, 눈에 띄게 큰 글씨, 편의성을 제공하는 앱, 앱 품질 개선 등의 선언적인 결과만을 제시했다고 유 의원 측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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