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내부에서 렌탈사업 분사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LG전자 렌탈사업이 분사될 것"이라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사가 기정 사실화로 보인다며 언제쯤 분사가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분사해서 따라가는 직원들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HR, BP 등 인사부서에서 LG전자 렌탈케어링사업센터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위해 애쓰고 있다는 제보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LG전자 관계자는 "사내에서 렌탈사업부 분사설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은 아니고 준비작업을 마친 후 2~3년 안에는 분사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분사설이 퍼지고 있는 것은 LG전자 렌탈사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분사가 필요할 것이란 예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제품 렌탈사업 규모는 최근 5년간 연 평균 50%씩 성장하며 '캐시카우'로써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난 2016년 1134억원에서 2017년 1605억원, 2018년 2924억원, 2019년 4398억원, 2020년 591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2015년 LG전자의 렌탈사업 매출이 999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5년새 6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LG전자 가전 렌탈 계정(제품 대수)도 크게 늘었다. 2019년 200만 계정에서 지난해 270만 계정으로 35% 증가했다. 업계는 렌탈시장 성장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 300만 계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LG전자가 렌털 사업에서 제공하는 가전 품목은 △수제 맥주 제조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건조기 △무선 청소기 △정수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안마의자 △얼음정수기 냉장고까지 총 9종이다. 올해부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외형 신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되는 LG전자 렌탈사업 매출은 7000억원이다. LG전자는 올 상반기에 이미 매출 35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전제품 렌탈 1위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이 3조2000억원으로 LG전자의 렌탈사업 규모는 아직 비교가 안되지만 LG전자의 렌탈사업 매출 증가속도는 렌탈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렌탈사업은 경기불황과 1인가구 증가 등으로 가전을 구입해 소유하기보다는 위생과 편의성·비용 등을 고려해 빌려 쓰겠다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더욱 주목받는 사업으로 꼽힌다. 더욱이 LG전자는 국내 프리미엄 가전을 꽉 잡고 있고, 생활가전 부문에서 브랜드 가치가 최고인 만큼 향후 렌탈사업 성장성이 더욱 기대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렌탈사업은 매달 렌탈사용료가 꼬박꼬박 들어오는 만큼 현금흐름이 좋아 캐쉬카우로써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LG전자는 렌탈 사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관련 조직 정비에 나서며 시장 확대에 힘을 주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렌탈사업과 케어솔루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영업본부 산하 렌탈케어링사업담당을 렌탈케어링사업센터로 격상시켰다. 올해 초엔 LG전자 하이엠솔루텍에서 케어솔루션 부문만 분사시킨 자회사 '하이케어솔루션'을 설립했다. 약 4000여명의 매니져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정식 LG전자 직원들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렌탈사업이 지금처럼 빠른 성장세를 이어나갈 경우 사업부 분사를 통한 전문성 확보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LG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은 배터리사업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한 바 있다.

분사는 아니지만 LG전자 MC사업부 직원 3000여명의 대규모 보직이동이 있었고, 최근에는 LG상사, 하우시스, 판토스 등이 LX그룹으로 분리되며 직원들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상황이 직원들의 렌탈사업부 분사설을 키우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분사 시기에 대해 LG전자 일부 직원들은 내년이나 2~3년 뒤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분사를 위해 여러 준비작업이 필요하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측이다. 렌탈사업부에서 자생력을 갖춘 후 여러 옵션을 두고 2~3년 뒤에나 검토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렌탈사업 분사 이후 하이케어솔루션과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한편, LG전자  관계자는 렌탈사업부 분사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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