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수주 호황에 선박 엔진을 만드는 중소업체인 HDS엔진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될 경우 위기가 도래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SD엔진은 올해 1분기에만 3800억원의 엔진물량을 수주했으며, 수주잔고가 1조800억원으로 1년 6개월치를 확보했다.
HSD엔진은 종합엔진 생산전문업체로 선박엔진사업 및 디젤발전사업, 부품판매사업, 환경오염방지시설업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가장 주력 사업이 선박 엔진 사업으로 선박용 디젤엔진 매출 비율이 지난해 기준 89.6%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8300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 수준이다.
HSD엔진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조선업 수주가 대폭 늘어나서다. 한국 조선사들의 올 상반기 선박 수주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7배나 증가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누적 선박 수주량은 240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824만CGT) 대비 192% 증가한 수치로, 2014년 이후 7년만에 최고치다. 이 가운데 한국은 작년 동기(135만CGT)보다 약 7배 증가한 1047만CGT를 수주했다.
세계 선박용 엔진시장 점유율 20% 이상인 HSD엔진은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2조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 수주호황으로 밀려드는 발주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HSD엔진이지만 향후 사업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존재한다.
바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다. HSD엔진의 주요 고객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다. 2020년 기준 대우조선해양 매출 비중이 33.6%, 삼성중공업 매출비중이 33.1%로 양사를 합치면 66.7%에 이른다. 나머지는 중국 등 해외 조선소에 선박 엔진을 팔고 있다.
현대중공업 계열인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에 선박용 엔진을 팔지 못하는 것은 현대중공업이 선박엔진을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된다면 사실상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엔진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HSD엔진 입장에서는 1위 매출처를 잃게 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2791억원의 매출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합승인 절차는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일본, 한국 등 아직 결합승인을 완료하지 않은 국가들이 EU(유럽연합)의 승인이 어떻게 날 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두가지 이유를 대고 있다. 한가지는 LNG선의 과점 우려이고, 두번째는 엔진 등 후방산업 독식이다. 업계에서는 EU가 조건부 승인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LNG선 부분 분리하고, 엔진 등을 합병회사에 몰아주지 말라는 조건이 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할 경우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 엔진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최대 매출처가 사라지거나 물량이 대폭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HSD엔진은 혹시 모를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매출처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중국에서 2000억원의 엔진을 수주할 계획이며, 환경규제에 대비해 이중연료 엔진 생산능력을 50%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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