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주식시장이 코로나19 델타바이러스 재채기로 차갑게 식었다.
9일 주식시장은 3221.31포인트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0.99% 하락한 것인데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발표도 투심을 얼어붙게 만든 요인이다.
실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염 확산 이후 최다 인원을 기록하면서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돼 주식시장은 이틀 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 격상 시 최고 수위인 4단계가 적용될 경우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사적 모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회복 불씨가 살아났던 내수, 특히 서비스업 경기가 재차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월 말 환자 수로 현 수준이 유지될 경우 1400명 정도로 예상했지만, 악화 시에는 2140명에 도달할 것으로 우려했다.
더욱 문제는 국내 백신 접종률이다. 1회 이상 접종 기준 100명당 30명 정도로 접종률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2~3차 유행 당시와 달리 재유행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것도 주식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자 이제 투자자 관심은 주식시장이 얼마나 뒷걸음질하느냐다.
이번 4차 코로나19 재유형을 앞선 2~3차 대유행 국면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결론적으로 2차 유행 당시 국내 코스피 지수의 조정 폭은 6% 수준에 불과했다.
지수로는 2437.53포인트(20년 8월 13일)에서 2274.22포인트(20년 8월 20일)로 떨어졌다.
3차 유행 당시 코스피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2~3차 유행과 다른 점은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3월 1142.7원으로 연고점을 찍은 뒤 9일 현재 1148.50원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7일 8.4원 상승한 데 이어 8일 6.9원, 9일 3.50원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조정폭에 대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즉,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주식시장과 원화 가치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불안 심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단 입장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애널리스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 재개 시점이 다소 지연될 뿐 하반기 본격적인 경제 재개와 이에 따른 강력한 경제 정상화 수요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