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비자에게 '혜자카드'라 불리던 고효율 카드가 사라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에서 올해 상반기 발급이 중단된 카드는 총 124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기준 35종이 단종된 이후 하나카드가 최근 89종을 추가로 발급 중단하면서 시장에서 사라진 카드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카드사가 상품 라인업을 대폭 줄인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이전과 같이 고객 혜택을 줬다간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향은 정부가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 뒤로 더 두드러졌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전인 2017년 단종된 카드 수는 93개에 불과했다. 2018년에도 100여개 카드만 단종됐다.

반면 수수료 인하가 본격 시행된 뒤 2019년 단종된 카드 수는 202개에 달했다. 2020년 역시 200여개의 카드가 사라졌다.
결국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는 혜택이 많은 카드의 재발급을 중단하며 뒷문잠그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2월부터 카드 판매 비용보다 이익이 높아야 하는 ‘카드 수익성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신규 출시는 더욱 어려워졌다.
‘카드 수익성 가이드라인’는 카드 부가서비스·판매관리비·마케팅 등에 사용되는 비용이 연회비·결제 수수료 등보다 적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카드사 입장에선 제휴업체와 마케팅 비용을 나누는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카드 밖에 선택지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월 실적이라는 요건을 넣어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오히려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정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이익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높은 상품만 출시할 수 있는 만큼 혜택이 좋은 카드가 나오기 힘든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을 위해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은 단종하지만 인기가 좋은 카드는 재출시하기도 한다”며 “수수료가 또 낮아지면 카드 단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8년 이후 카드 수수료는 0.8%~2.3%가량으로 지난 14년간 3% 이상 줄어들었다. 금융당국과 여신협회는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카드사 적격비용 산정을 위한 TF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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