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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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2분기 견조한 실적을 이뤄내면서 상반기 업계 최상위권을 공고히 했다. 사업 전 부문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대손충당금을 선제 적립하면서 당기순이익은 소폭 감소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하반기 예정된 대어급 딜과 수익 다변화 전략으로 반등 기대감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지난 24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그룹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으로 3389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기록이다. 영업이익은 4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KB증권의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6조8960억원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은 10.10%, ROA(자산수익률)은 1.02%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 대형 딜 주선, 투자형 IB실적 개선에도 비경상적 비용의 선제적 인식 등의 영향으로 순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2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에 이어 2분기 620억원의 신용손실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면서 상반기 전입액이 820억원으로 증가했다. 자산건전성을 염두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의 충당금을 선제적 적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총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총영업이익 1조원 넘었다…WM·IB·S&T 전 부문 실적 개선


상반기 총영업이익은 1조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WM(자산관리), IB(기업금융),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에서 모두 이익이 늘었다.

IB부문 총영업이익은 2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했다. 2분기 DCM(부채자본시장)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두면서 지난 1분기 NH투자증권에 내어줬던 리그테이블 1위를 탈환했다. 

KB증권은 2분기 SK㈜, SK이노베이션, SK브로드밴드 등 SK계열사 3곳의 회사채 대표주관을 맡으면서 9000억원이 넘는 주관 실적을 쌓아 상반기 최다 주관사에 올랐다. 이외 고려아연을 비롯해 한화, LX그룹 등 대규모 딜을 연이어 맡아 DCM 부문에서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KB증권 관계자는 "경쟁력 우위를 기반으로 DCM 시장 선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CM(주식자본시장) 부문에서도 견조한 성적을 이어갔다. 2분기 삼성SDI와 코어라인소프트 등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하면서 상반기 총 5건의 유상증자 실적을 올렸다.

IPO(기업공개) 부문에서는 상반기 총 7건 상장을 완수했다. 지난 1분기 초대형 딜로 호실적을 이끈 LG CNS의 후광에 힘입어 리그테이블 2위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2분기 주관 실적이 비었음에도 경쟁사의 대형 IPO들이 연이어 무산되면서 상대적 수혜가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KB증권은 하반기 '대어' IPO를 연달아 앞두고 있다. 대한조선은 24일 마무리된 일반청약에서 17조8000억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을 기록했다. 또 기업가치가 8000억원대로 추산되는 명인제약의 코스피 상장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대주로 꼽히는 딜들을 무사히 마치면 하반기 IPO 시장에선 다시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인수금융 부문에선 SK쉴더스, 대우건설, 코엔텍 등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주선하면서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외 M&A 자문 3건으로 지배구조·자문 영업력을 강화했다. 프로젝트금융 부문에서도 다양한 전략을 펼치면서 수익원을 늘렸다. 수도권·광역도시 중심의 우량 딜과 HUG 보증 딜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또 데이터센터 등 신성장 섹터 딜을 병행하면서 수익 다변화를 이루고 있다.

더불어 S&T부문의 성장이 눈에 띈다. 상반기 기준 2359억원의 총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값이다. 

세일즈 부문에서 기관영업시장과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수익성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패시브영업부문에서 실적 호조를 기록하면서 국내 기관주식 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핵심고객 리텐션 강화와 상품·서비스를 다양하게 갖추면서 세일즈 수익 기반을 확대했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주식형 펀드 운용자산이 증가했고, PBS 사업 성장 모멘텀이 이어졌다"며 "글로벌 사업에서의 협업 수익도 늘어나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트레이딩 부문에서는 금리 인하를 대비한 단기 델타(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으로 인해 옵션 가격 혹은 프리미엄에 생기는 변화값)를 선제적으로 확대하면서 채권 수익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시장 주도 섹터를 중심으로 자산을 구성하면서 주식 수익을 늘렸다.

KB증권 관계자는 "운용 전략과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면서 채권·주식 운용 수익이 확대됐다"며 "플로우 비즈니스에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고 신규 사업 수익모델을 지속 개발해 수익 다변화에 힘썼다"고 강조했다.


WM 자산 76조원 돌파…"연금 부문 실적 전반 개선"


리테일 부문에서도 전체적인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KB증권의 리테일 고객 총자산은 18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다. 위탁자산은 10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이 가운데 WM 자산은 76조5000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9.2% 늘었다. 채권, 신탁, 펀드 자산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신탁 자산이 77.5% 급증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고객 가치 중심의 WM 상품 공급을 늘리면서 고객 자산 성장을 통해 WM 사업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연금자산관리센터의 맞춤형 상담과 다양한 이벤트 등 비대면 고객 관리도 강화하면서 개인고객 연금 자산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국내주식 시장거래대금은 353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기관주식 시장거래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437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개인 대상 시장점유율은 소폭 하락했으나, 기관대상 시장점유율은 7.1% 상승해 상반기 기관주식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KB증권이 상반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빈틈 없이 실적을 채워넣으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사업 부문별 선제적 대응과 구조적 강점으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KB증권이 탄탄한 IB 경쟁력을 기반으로 실적을 더욱 개선할 것으로 관측한다. DCM 역량과 함께 예정된 ECM 빅딜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은 IB 부문 강점이 확실한 증권사"라며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중 최상위 하우스"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에선 이미 우위를 점했다고 본다"며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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