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요기요
사진=요기요

배달 플랫폼 요기요가 자체 무료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의 최소주문금액을 일부 완화하기 시작했다. 무료배달 경쟁에 이어 공공배달앱 땡겨요까지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뒤처진 입지를 만회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최근 요기패스X의 기존 1만5000원 최소주문금액을 없애고 지점별로 주문 기준을 달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요기요는 2023년 말까지 배달의민족에 이어 시장 2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추격을 이어가자 같은 해 업계 최초로 무제한 무료배달을 내세운 요기패스X를 선보였다. 다만 월 9900원의 구독료에 최소주문금액이 1만7000원으로 설정되면서 "혜택 체감이 낮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후 쿠팡이츠가 와우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본격화하고, 배달의민족도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경쟁은 한층 심화됐다. 지난해 3월에는 결국 쿠팡이츠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에서 요기요를 추월했다. 요기요도 구독료를 낮추고 최소주문금액을 없애며 대응했으나, 같은 해 11월 다시 1만5000원 기준을 부활시키며 이용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용자 체감 혜택에서도 차별점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대형 체인과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반면, 요기요는 입점 매장 수와 혜택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정책은 있었지만 실속이 없었다는 인식이 누적되며, 결국 시장 내 입지를 잃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체감 경쟁력 부재...땡겨요 추격에 3위도 '위협'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땡겨요가 공공배달 플랫폼을 맡으며 성장세를 보인 것도 요기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3월 땡겨요의 MAU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같은 기간 요기요는 약 10% 줄어드는 등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행된 최소주문금액 완화는 소비자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된다. 요기요가 배달비 조건과 입점 규모 측면에서 이미 경쟁사 대비 밀린다는 평가가 나왔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적 호응은 가능하겠지만 구조적 약점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이미 시장 점유율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단순한 조건 완화만으로는 반등이 어렵다는 것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의 제휴 등 새로운 파트너십이 뒷받침되더라도, 실질적인 서비스 차별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시장 지위를 되찾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최소주문금액 0원 적용은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테스트 중 하나"라며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는 차원에서 시범 운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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