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가 개발자 채용을 겨냥한 '대회형 채용'으로 인력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서류와 학력 대신 실무 과제를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채용 축소 기류가 강한 IT업계에서는 드문 '역주행' 행보다.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인 채용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3일 금융업계와 IT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 1일부터 첫 기술 경진대회 'NEXT ML 챌린지'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대회 주제는 토스 앱 광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클릭률(CTR)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예선은 9월8일부터 10월13일까지 리더보드 방식으로 진행돼 모델 성능이 실시간으로 평가된다. 상위 30팀은 본선에서 보고서와 코드 검증을 거치며 최종 수상자는 11월3일 발표된다. 본선 진출자 전원은 토스 채용 시 서류 전형이 면제된다.
토스는 올해부터 머신러닝(ML) 엔지니어들이 현업에서 풀고 있는 기술 문제를 공개하고 우수 인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6회째인 'NEXT 개발자 챌린지'는 경력 3년 이하 개발자를 대상으로 서버, 프론트엔드, 안드로이드, iOS, Node.js 등 5개 직군에서 최대 50명을 선발한다. 또 넵튠과 함께 진행하는 'HTML5 게임 챌린지'는 앱인토스 생태계 확장을 겨냥해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 등 콘텐츠 인재를 발굴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코딩은 이제 GPT가 짜주는 시대"라면서 "도구를 잘 활용하고 분석적 사고를 보여줄 수 있는 인재를 모집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제 해결력 중심 검증…이벤트 넘어선 채용 시스템
토스의 경진대회는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참가자는 실제 환경에서 기업 과제를 수행하며 토스의 기술 스택과 업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회사는 리더보드와 코드 검증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빠르게 평가한다.
토스는 인재 채용을 전담팀이 직접 진행한다. 링크드인·리멤버 등 공개 플랫폼을 활용해 잠재 지원자를 발굴하고 외부 대행사 없이 내부에서 채용 프로세스를 소화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몇 년 전 해커톤이나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인재가 입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원자 수보다 채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지원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스의 공격적인 인재풀 확보는 최근 업황과 대조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내 대기업과 IT기업 상당수가 채용을 줄이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탓이다. 네이버의 20대 임직원 비중은 2022년 25.4%에서 지난해 말 18.3%로 줄었고 카카오 계열사들도 희망퇴직을 시행하며 조직을 재편했다. 반면 이승건 토스 대표는 올해 1000명 채용을 약속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으로 IT 업계에서 주로 쓰이는 해커톤·공모전 기반 선발 방식을 적극 적용해 차별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진대회를 채용에 적극 활용하는 기업은 네이버나 삼성전자 등 일부 빅테크 기업 정도다.
토스의 대회형 채용은 강력한 채용 브랜딩 역할도 수행한다. 실무 과제로 문제 해결력을 입증한 인재를 빠르게 확보하고, 다양한 채용 이벤트를 통해 잠재 지원자와 장기적 관계를 구축한다. 채용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토스가 꾸준히 인재 확보에 투자하는 행보는 금융권을 넘어 IT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지원자 수가 늘어나는 것 보다도 퀄리티 있는 지원자가 많이 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