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 17차 교섭 만에 결렬됐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약 17차 교섭에서 사측이 일괄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5.8%(14만13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지급(주식 포함) △상여금 900% △정년 연장(만 60세→64세) △임금피크제 폐지 △주 4.5일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대미 수출 감소 영업이익 감소분을 올해 임단협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량은 전년 대비 16.6% 줄어든 약 28만대, 영업이익은 6013억원으로 7.7%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관세 여파로 미국 실적 부진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에 노조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량 증가가 반영되지 않은 대미 수출 감소는 의미가 없다"며 "국내 생산량 감소로 국내 법인 여력을 따져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실적 악화만을 근거로 임금 조건을 제한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는 "관세 문제는 기업이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노사가 공생과 상생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이 관세 문제를 과도하게 부각하며 실적을 축소해 보인다"며 전향적인 안이 없을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전날 열린 16차 교섭에서 노조는 "결단의 시간이 왔다"며 모든 요구안에 대한 일괄제시안을 17차 교섭에서 내놓으라며 사측을 압박했다. 이어 "현대차 영업이익이 글로벌 상위권에 오른 만큼 성과에 걸맞는 공정분배가 필요하다"며 "조합원들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교섭을 진행하자"고 강조했다.

사측은 글로벌 관세 인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환경 악화를 거론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는 "관세가 15% 더 부과돼 일본, 유럽보다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올해 교섭은 고용 안정과 미래 성장을 기반에 두고 진행하자"고 말했다.

노사는 16차 교섭에서 일부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았으나 통상임금 문제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저녁까지 실무 협의를 이어갔으며, 이날 오전 10시 17차 교섭이 진행됐다.

17차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일괄제시안을 끝내 내놓지 않았고,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 초기부터 지금까지 '어렵다, 힘들다'를 되풀이하며 정당한 요구에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교섭 결렬에 대한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섭 결렬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고 임시대의원대회와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파업권 확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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