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울산 본사 조선 야드에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합동 안전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울산 본사 조선 야드에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합동 안전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진=HD현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조선업계에서 안전 관리는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원청과 협력사가 함께 위험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자율안전 체계'는 단순한 규정 준수를 넘어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조선 부문 4개 계열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HD한국조선해양)를 중심으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자율안전 생태계 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현장 주체가 안전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문화 전환을 위해, 기술·교육·시스템·데이터·평가·보상 전 영역을 통합하는 '안전경영 플랫폼'을 수립 중이다. 2025년까지 HD현대는 '모두를 위한 안전'을 그룹 핵심가치로 재정의하고, 계열사별 실행 로드맵을 바탕으로 현장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자율안전 핵심 '플랫폼형 안전관리'로 진화


HD현대는 자율안전 생태계를 위한 3대 축으로 △모바일 기반 안전작업 시스템 △통합 위험성평가·관리 시스템(Hi-SeS) △안전 선행지수(SLI) 정착을 설정했다.

HD현대중공업은 '작업표준관리시스템(Hi-Standard)'을 통해 작업표준·위험성평가·작업허가제(PTW)·단기공사 정보 등을 통합 관리하고 있으며, HD현대미포·HD현대삼호도 동일 시스템을 기반으로 작업자 위치, 보호구 착용 상태, 작업 환경정보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안전지시 플랫폼을 전면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 관리용이 아니라 사전 경보 중심의 선행 안전 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SLI 지수를 통해 조직별 위험성 항목을 계량화하고, 연 2회 정기·수시 평가를 병행하며, 사고·점검·지적 데이터 기반의 통계분석을 활용한 '예측형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 2만3845건의 작업표준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완료했으며, 7점 이상 고위험 항목에 대해서는 별도 통제 조치도 병행 중이다.

이와 함께 ISO45001 등 국제 인증을 획득하고, 내부 자체 심사도 체크 리스트 기반으로 정례화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미포는 위험물 취급, 화학사고, 폐기물관리 등 협력사 위험요소까지 포괄하는 다층 통제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안전 시스템의 실효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HD현대는 전 임직원 및 협력사 근로자 대상의 맞춤형 교육·보상·인증 제도도 병행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신규 입사자부터 고위험 직군 실습 교육, 외국인 근로자 대상 다국어 안전보건 교육까지 전 과정에 걸친 훈련체계를 갖췄으며, HD현대중공업은 SCP(Career Path)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역량을 경력 개발과 연계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HD현대미포는 10개국 외국인을 위한 플레이북형 훈련과 사외 소방 체험 교육도 함께 운영 중이다.

성과에 연동된 보상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2024년 기준 HD현대중공업은 무재해 목표 달성 부서 포상(6개 부서, 6310만원)과 안전 우수팀 포상(19개 부서, 1917만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HD현대미포는 67개 부문 5800만원 규모의 포상을 집행 중이다. HD현대삼호도 총 1억7225만원 규모의 안전성과 보상을 실시했으며, 일부는 협력사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사고예측 플랫폼도 고도화 중이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는 빅데이터 기반 안전사고 예측모델을 공동 개발해 운영 중이며, 주요 지표는 중대재해 발생 유형, 기간별 빈도, 취약 프로세스 등이다. 이를 통해 설비별 리스크 점수화, 피드백 자동화, 사고 유형별 근본원인 분석까지 실시간 가능한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안전은 경영 최우선 가치"


HD현대 권오갑 회장, HD현대중공업 이상균, 노진율 사장 등 회사 경영진이 HD현대중공업에서 혹서기 대비 휴게시설 점검을 실시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 노진율 HD현대중공업 사장 등 회사 경영진이 HD현대중공업에서 혹서기 대비 휴게시설 점검을 실시했다. 사진=HD현대

HD현대는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챙기며 자율안전 문화를 이끌고 있다.

노진율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7월 HD현대 조선 계열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HD현대마린엔진·HD현대M&S)의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해 각사 안전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생산 현장에서 직접 안전지도 활동을 펼쳤다.

앞서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경영의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하며, 각사 경영진이 직접 현장에 나가 부족한 점을 점검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은 계열사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회의를 소집하고, 최고안전책임자(CSO)들과 안전 추진 현황과 우수 사례를 공유했다.

이러한 경영진 주도의 안전 경영은 협력사와의 동반 실행으로 확장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협력사들과 '토탈솔루션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안전관리 △설비운영 △인력운영 등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HD현대미포는 환경보건·소통안전·청결작업장을 실천과제로 삼고, 다수 협력사와 자율 안전활동을 정례화했다. 특히 청결 작업장 인증, 안전 우수 부서 간 릴레이 벤치마킹 등 자발적 경쟁 기반의 안전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안전은 명령이 아닌 자율에서 비롯된다'는 원칙 아래, 현장에서 실효성 높은 활동들이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

HD현대삼호는 협력사의 안전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율점검 프로그램과 현장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있으며, 위험성평가 공동 참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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