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2050 탄소중립 목표가 글로벌 산업계의 과제로 자리 잡으면서 환경 경영은 이제 제조기업들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역시 2025년부터 ESG 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며, 탄소·에너지 대응 역량이 곧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지난 2022년 '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전 사업장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은 기술 기반의 친환경 전환이다. 제조 공정부터 제품의 사용·폐기 단계까지 전 생애주기 전반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환경 분야에 7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술로 완성하는 순환경제…삼성의 ESG 생태계


삼성전자 '코랄 인 포커스' 다큐멘터리 포스터.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코랄 인 포커스' 다큐멘터리 포스터. 사진=삼성전자

먼저 삼성전자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자원순환 구조를 반영해 생산 이후 단계까지 고려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에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생분해 소재, 재생 알루미늄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가 적용돼 있으며 적용 범위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포장재 역시 친환경 전환이 진행 중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는 박스와 보호지를 100% 재활용 종이로 제작하고 소형화·경량화를 통해 운송 과정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함께 노리고 있다.

사용 이후에는 수거·재활용 체계를 통해 순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폐가전 수거부터 부품·소재 선별,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자체 순환 시스템을 통해 제품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자원 낭비를 줄이고 회수된 자원을 최대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2022년에는 '순환경제연구소'를 설립해 재활용 소재 기술과 적용 방안 기술·개발(R&D)을 본격화했다. 연구소는 국내외 기관과 협력해 제품 소재의 전면 재활용화를 목표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순환 전략은 실제 제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재활용 소재 적용이 대폭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S24에 처음 재활용 코발트를 도입했으며, 이번 시리즈에서는 금과 구리를 포함해 총 8종의 재활용 물질을 적용했다.

특히 보상 판매를 통해 수거한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재활용 코발트를 배터리에 적용하며, 기술적 완성도 역시 한층 끌어올렸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갤럭시에 적용한 재활용 코발트는 누적 200톤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탄소 감축을 위한 설비 투자와 기술 혁신도 병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자체 감축 기술을 개발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인도네시아 등에서는 맹그로브 숲 조성과 산림 농업 확대 등을 통해 외부 감축 배출권 25만톤을 확보하는 등 실질적인 탄소 상쇄 전략도 추진 중이다. 

재생에너지 전환도 본격화하고 있다. 2027년까지 글로벌 사업장 전체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태양광 설비와 PPA 계약 등을 함께 도입 중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제품 기술을 실제 환경 보호 활동으로 확장하고 있다.

갤럭시 카메라 기술을 활용한 산호초 복원 프로젝트 '코랄 인 포커스'는 그 일환이다. 멸종위기 해양 생물을 탐지·기록하는 데 활용되는 이 프로젝트는 친환경 소재 적용을 넘어 기술 기반의 ESG 실천을 제품 바깥으로 확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전체를 바꾸는 전략…ESG 범위 확장


삼성전자가 5대 금융지주와 함께 ‘협력회사 ESG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삼성전자는 5대 금융지주와 함께 '협력회사 ESG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제품 단위의 친환경 전략 이상의 경영 시스템 전반을 바꾸는 ESG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원순환 구조를 확대하고 공급망까지 통합 관리 체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런 변화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구현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비롯해 재생 알루미늄과 재활용 유리 등 순환형 소재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소재 교체가 아닌 생산과 물류 전반의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제품의 사용 단계에서도 탄소 저감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에어컨 등 주요 제품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대표 모델은 2019년 대비 평균 전력 소비량을 25% 줄였으며 2030년까지 최대 30%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공정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사용과 폐기까지 연결되는 전 생애주기 전체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제품 수명을 늘리는 것도 환경 영향을 줄이는 중요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내구성 강화, 수리 용이성 확대,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지원을 통해 교체 주기를 늦추고 있으며, 미국·유럽에서 중고 제품 인증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조 현장의 환경 리스크 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모든 사업장에서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을 추진 중이다. 폐기물 선별·재활용률을 높이고, 재활용이 불가한 경우에도 에너지 회수 방식으로 처리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기·수질오염 물질에 대해서도 법적 기준을 웃도는 내부 기준을 적용하고 자원 재활용과 에너지 회수 방식을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ESG 전략을 내부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금융감독원과 5대 금융지주와 함께 1조원 규모의 '협력회사 ESG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중견 협력사들은 에너지 절감과 환경·안전설비 구축 등 ESG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해당 펀드는 삼성전자가 은행에 예치한 기금을 바탕으로 최대 20억원 한도 내에서 최장 3년간 무이자 대출을 제공한다. 협력사가 ESG 목적에 부합하는 투자 계획을 제출하면 삼성과 은행이 공동 심사를 통해 자금을 집행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ESG 지원을 통해 공급망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글로벌 규제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협력회사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협력' 모델의 실천을 위해 함께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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