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아마존웹서비스(AWS), 울산시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선다.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전환과 함께 AI 및 반도체 중심의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22일 SK그룹은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AWS, 울산시와 함께 AI 데이터센터(AI DC) 건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경영전략회의에서 AI·반도체 중심 재편 방침을 밝힌 뒤, 중복사업 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확보한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SK는 오는 2030년까지 AI와 반도체 분야에 총 8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울산에 들어서는 AI DC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다. 2027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 SK는 이 시설을 통해 약 7만8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첨단 냉각·전력 시스템과 청정 연료 기반 친환경 운영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가스, SK멀티유틸리티 등 그룹 계열사가 총출동한다. 반도체 공급망과 통신망 구축, 전력·인프라 시스템 등을 아우르는 종합 협업 체계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 전반을 주도하게 된다.

AWS는 SK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허브 파트너로 선정했다. 양사는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반도체 공급망,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에서 전략적 협력을 이어간다. SK는 이미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글로벌 AI 생태계와의 연결을 확대하고 있다.

울산 AI DC는 제조업 중심의 지역 산업에 AI 인프라를 접목, 스마트팩토리 및 디지털트윈 등 제조 AI 혁신의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SK는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 AI 거점을 확대해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이 달려 있다”며 “AI와 사업 모델이 밀접한 IT 영역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