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AI 서버의 고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냉각 기술을 본격 도입하면서 LS일렉트릭이 관련 인프라에 고압 전력기기를 공급할 가능성도 덩달아 커졌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세계 최대 액체냉각 설루션 기업인 버티브에 고압 개폐기, 차단기 등 전력제어 기기를 공급하기 위한 최종 계약 조건을 조율 중이다. 버티브는 지난해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그래픽처리장치(GPU)용 냉각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선 바 있다. 이번 계약이 확정되면,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는 버티브를 통해 엔비디아 AI 서버 시스템에 통합되는 구조다.
LS일렉트릭이 공급하는 고압 전력기기는 액체냉각 시스템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분배하고 차단하는 핵심 구성 요소다. 해당 제품은 고출력 서버 환경에서 요구되는 안정성과 효율성을 충족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수랭식 시스템에 통합돼 운용된다.
이러한 고압 전력기기는 특히 고발열 AI 칩의 냉각 수요가 급증하는 환경에서 필수적인 기반 설비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GPU '블랙웰(Blackwell)' 시리즈를 통해 기존 공랭 방식 대신 수랭 및 액침냉각 기술을 본격 도입하고 있다.
블랙웰 GPU는 고성능 연산을 위해 설계된 구조적 특성상, 열 설계 전력(TDP)이 2000W에 달한다. 이전 세대 대비 최대 4배에 이르는 열을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이 같은 수준의 발열은 기존 공기 냉각 방식만으로는 효율적인 열 제어가 어렵고, 시스템 안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고발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액체냉각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액체냉각은 냉각유나 물처럼 열전도율이 높은 유체를 활용해 서버 부품의 열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으로, 고성능 AI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공랭 방식 대비 최대 40%의 에너지 효율을 제공하며, 부품 전체를 냉각유에 담그는 액침냉각 방식은 서버 밀도 향상에도 유리하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는 지난해 전력·냉각 설루션 전문기업 버티브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AI 서버용 냉각 기술 공동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후 차세대 GPU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전력·냉각 설계 공동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특히 블랙웰 기반 서버를 위한 7MW급 참조 아키텍처를 함께 발표하며, 고밀도 고발열 환경을 위한 맞춤형 인프라 구축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버티브는 지난 22일 자사 공식 채널을 통해 엔비디아 GB300 NVL72 플랫폼에 대한 고밀도 인프라 설계 전략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공개했다. GB300 NVL72는 72개의 블랙웰 GPU와 36개의 그레이스 CPU를 통합한 랙 단위의 AI 전용 서버 시스템으로, 액체냉각 기반으로 작동하며 초고성능 AI 연산을 위한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해당 영상에서 마틴 올슨 버티브 세그먼트 전략·전개 부문 부사장은 버티브와 엔비디아가 고성능 AI 워크로드 지원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만약 LS일렉트릭과 버티브의 계약이 최종 체결된다면, LS일렉트릭의 고압 전력기기는 버티브의 수랭식 냉각 시스템에 통합돼 엔비디아 AI 서버 인프라에 간접적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납품이 시작될 경우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AI 서버 인프라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장기 수요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LS일렉트릭의 수출 확대와 글로벌 입지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LS일렉트릭은 북미 중심의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올해 1분기 전력 사업 부문에서 북미 지역 매출 비중은 24%로,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증가했다. 업계에선 이번 공급이 성사될 경우, LS일렉트릭이 엔비디아를 포함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