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현지법인 당기순이익이 채권중개와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트레이딩 업무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홍콩·베트남 등 주요 거점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15곳의 해외 현지법인 70개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2억7220만달러(약 400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억650만달러(약 1566억원) 대비 155.5% 증가한 규모다.
이런 실적 개선은 채권중개와 ETF 관련 업무 등 트레이딩 부문의 이익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70개 현지법인 중 이익을 낸 곳은 38개에 그쳤고 32개사는 손실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홍콩·베트남 등 10개국에서 총 2억9350만달러의 이익을 냈으나 영국·태국·중국·싱가포르·미얀마 등 5개국에서는 212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미국·홍콩·베트남 현지법인의 순이익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이익 시현이 일부 국가에 편중됐다"고 설명했다.
2024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 점포는 15개국에 현지법인 70개, 사무소 10개 등 총 80개가 운영 중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이 58개로 가장 많았고, 미국 14개, 영국 6개, 그리스 1개, 브라질 1개 순이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22개(현지법인 19개, 사무소 3개)로 가장 많은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며 한국투자증권 11개, NH투자증권 8개, KB증권 6개 등이 뒤를 이었다.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9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6개 일반증권사가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홍콩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인도 진출이 확대되며 아시아 내 점포 분포가 다변화하는 추세다. 2024년 중 인도 5개, 영국 1개, 미국 2개, 싱가포르 1개, 인도네시아 1개 등 10개 해외법인이 신설됐고 인도네시아에서 3개 법인이 폐쇄돼 총 7개 점포가 순증했다.
한편 해외 현지법인의 자산총계는 342억8000만달러(약 50조4000억원)로, 이는 15개 증권사 자산총계(567.4조원)의 8.9% 수준이다. 전년 말 379억8000만달러 대비 9.7%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81억4000만달러(12조원)로 전년 말 대비 5.6% 증가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해외 진출 관련 애로사항과 금융당국 건의사항 청취를 통해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최근 미국발 상호관세 부과 등 대외 변동성 확대로 영업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잠재리스크를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