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한국투자증권.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한국투자증권.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가파른 실적 상승을 이뤄낸 김성환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상승세에도 시선이 쏠린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김성환 대표의 연임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성환 대표를 최고경영자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임추위는 김 대표를 "2007년부터 현재까지 18년 이상 회사의 집행임원으로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해 회사 발전에 기여했다"며 "향후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고 경영자로써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여 추천한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열린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김성환 대표의 연임 안건을 의결했다.

업계는 '예견된 연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투자증권이 김성환 대표 체제 아래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93.3% 급증했다. 순이익도 1조1123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86.5% 증가했다.

증권사 중 영업이익이 아닌 순이익 기준으로 1조원을 넘긴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실적을 확보하면서 우량 사업장 위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꾸준히 지속해 기업금융(IB)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자산관리에서 눈부신 성장을 일궈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전년 53조4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가량 증가한 67조8000억원이다. 글로벌 금융사들과 맺은 제휴로 우수한 상품을 적극 공수해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행보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위기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단단히 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포착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적시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신탁이었을 무렵부터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1996년에는 뉴욕사무소를 설립하고, 그 다음해 홍콩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금만큼 규모를 키우기 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양질의 상품을 수주해 오는 것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혁혁한 규모와 자본을 뽐내는 유수의 글로벌 금융사들이 우수한 상품을 독점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한편 자기자본과 규모가 늘어나고 안정적인 판매량을 확보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분석된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양질의 상품을 구해올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연초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심심찮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동남아시아 투자 전문 매체인 알파 사우스이스트 아시아가 주최한 시상식에서 '최우수 지속가능 연계 채권 2024'를 수상했다. 지난해 7월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이 인도네시아 최대 철강 제조업체 SPINDO의 지속가능 연계채권 발행에 공동 대표 주관으로 참여한 것에 따른 성과다.

또 지난달 26일 홍콩에서 열린 'APLMA(Asia Pacific Loan Market Association) Syndicated Loan Market Awards'에서 올해의 신디케이트론 하우스 한국 부문 상을 받았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처음으로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자체 신디케이트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운용사 CEO들이 한국투자증권에 직접 발걸음하기도 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만 그룹(MAN Group)의 그레고리 본드 대표는 지난달 27일 한국투자증권 본사에 방문해 김성환 대표와 글로벌 금융상품전력과 국내투자자를 위한 Private Equity, Private Debt 시장의 글로벌 상품 이해도 제고 방안 등을 논의했다. 만 그룹은 운용자산 260조원에 달하는 대형 자산운용사다. 

같은 날 오너 에르잔(Onur Erzan) 얼라이언번스타인(AB) 운용사 대표도 한국투자증권 본사를 방문해 김성환 대표를 만났다. AB운용은 약 1148조원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 자산운용사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이 글로벌 공략에 끊임없이 불을 붙이면서 올해 한국투자증권이 한 단계 더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눈길이 모인다.

김성환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압도적인 차별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사업의 글로벌화가 가장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영국과 같은 선진금융시장까지 글로벌 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해외 시장에서 좋은 상품과 딜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한다"며 "전 부문 글로벌화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야지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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