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1800억원으로 투자한 해외부동산펀드에서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 국토부에서 자금을 위탁받아 외부운용위탁관리(OCIO)를 진행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난감한 입장이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입수한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토부가 주택도시기금 여유 자금으로 투자한 해외 부동산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국토부는 장기간 손실 상태인 자산을 손실로 회계 처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올해 회계부터 해당 투자 자산을 손실로 분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당 해외 부동산 투자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의 랜드마크 빌딩인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토부에서 운영하는 주택도시 기금 여유자금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맡아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국 오피스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도 그 여파를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월 해당 빌딩 전체를 본사로 사용하던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이 이사를 나가면서 빌딩은 100% 공실이 발생했다.
그러면서 해당 빌딩의 가치는 투자시점 대비 3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해당 빌딩의 투자 기대 수익률은 연 6%로 추산됐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중순위 대출채권(메자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진행되면서 원금 회수가 불가능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선순위 투자자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해도 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중순위 메자닌 투자자는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지 않을 뿐더러 청산하는 시점에 쌓인 이자와 원금을 한꺼번에 받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토부로부터 위탁받은 자금으로 여러 하위 운용사들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꾸린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둔 펀드는 다올자산운용이 출자자를 모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올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올자산운용은 지난해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의 임대, 리노베이션, 매각 등 주요 운영 권한을 확보했다. 같은 해 9월엔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인 글로벌 하버베스트 등 신규 임차인 유치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신규 임차인 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동산 펀드는 지난해 한 차례 만기가 연장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연초 다올자산운용 및 대주단에서 상황 개선을 위한 추가 출자 요청이 있었다"며,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해당 요청은 미승인 되었지만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물건은 주택도시기금 내 여러 포트폴리오중 하나로 미국 오피스 시장의 불황으로 인한 타격을 감안해도 성공적인 국내 대체투자 등으로 기금 전체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다올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아직 남아있고, 전액 손실이 아니다"라며 "국토부 내부 회계 처리에 따라 전액 손실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