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매해 최다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방은행을 따라잡을 만큼 몸집이 커졌지만 금융당국이 주문한 '중저신용자 포용'에서는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신 성장 폭 대비 중저신용자 대출 증가폭이 훨씬 낮다는 점에서 물음표가 달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전체 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32.2%로 당국 권고치 30%를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인터넷은행 3사 중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비중이 가장 낮아서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각각 34.1%와 34.7%로 카카오뱅크 대비 2%p 수준 높다.

증감 폭도 마찬가지다. 2023년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30.4%, 케이뱅크 29.1%, 토스뱅크 31.5% 순이었다.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비중은 1.8%p 성장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5%p 증가하고 토스뱅크도 3.2%p 늘었다.

금융당국은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모두 30%로 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 중 두 번째로 출범했지만 덩치는 가장 크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인 2019년 137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꾸준히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당기순이익은 4401억원으로 지방은행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BNK부산은행(4555억원)과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1281억원)는 물론이고 시중은행 전환을 마친 iM뱅크(3710억원)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개월간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특별상품을 판매해 총 1조원을 공급하는 등 금융 취약 계층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으나 여신 증가율을 보면 아쉬움이 따른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총 여신은 약 43조2000억원으로 2022년(27조9000억원) 대비 54.8% 늘었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총 여신이 10조7700억원에서 16조2700억원으로 51% 증가했다. 카카오뱅크가 여신 성장 폭 대비 중저신용자 비중 증가폭이 훨씬 낮은 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제시하라고 한 시점이 이미 영업을 개시한 지 몇 년이 지난 시점이었던 만큼 기존 대출이 있어 비중을 높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으로 목표치를 달성하는 등 포용금융을 확대해왔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