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출국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지수형) 특약' 홍보 포스터.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의 '출국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지수형) 특약' 홍보 포스터.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가 지수형 보험 개발에 첫 발에 내딛은 이후 보험사들간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금융 당국에서도 지수형 날씨보험 활성화 의지를 드러내 해당 상품의 가치 전망이 주목된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2월 항공기 지연 시간에 따라 정액형으로 보험금을 주는 '출국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 특약'을 공개했다. 이는 국내 보험업계 최초의 지수형 보험 특약 사례다.

해당 보험 특약은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여객기가 결항 또는 2시간 이상 출발 지연될 경우 혹은 3시간 등 1시간 단위로 보험금 액수가 달라진다. 

2시간 미만 지연이라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지만 6시간 이상 지연 및 결항 시에는 10만원을 보상한다.

지수형 보험은 사전에 정한 지수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의 상품 구조를 갖춘다. 

지수가 정해진 만큼 보험금 지급을 위해 개별 피해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보험금 청구가 간편하고 지급이 빠르다는 장점을 갖췄다. 또 기준이 명확해 보험금 지급 관련 소비자 분쟁 등의 잠재적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적다.

해당 보험 상품은 신속하게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특성 덕에 기후 리스크 보상을 제공하는 날씨보험에 적용되기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국내 이상 기후 현상 발생 빈도가 늘어난 만큼 관련 보험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실제 작년 기준 9월 첫 주에 온열질환자가 83명 발생했다. 추석 연휴인 9월 둘째 주에는 전국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를 두고 기상청에서는 우리나라의 계절 길이 재조정 논의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미 미국은 강수량 지수를 기준으로 강수보험을 개발해 물 부족을 겪는 농가를 보상하고 있다. 일본은 강도 6 이상의 지진 발생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운영 중이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손해보험협회는 날씨 관련 지수형 보험 개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8일 발표한 보험개혁 종합방안에 따르면 내부 5대 전략·74개 과제 중 기상이변 등 기후 리스크 대응 목적의 지수형 날씨보험 활성화 계획이 포함됐다.

또 이병래 손해보험협회 협회장은 지난 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수량 등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손해사정 절차 없이 바로 보상받을 수 있는 지수형 보험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내 손해보험사 중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손험보험사들은 지수형 보험 개발을 두고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각에서는 지수형 보험이 파생금융상품의 성격을 띄고 있어 단독 상품이 나오기 어려워 실적 규모가 작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빠른 보험료 지급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에 마케팅적인 부분에서 가입자의 흥미를 끌 수는 있지만 상품 조건이나 규모를 고려했을 때 개별 상품을 만들기엔 보험료가 적다"며 "모든 손해보험사들이 각각 시차는 있지만 지수형 보험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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