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자산운용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 들 준비 태세를 갖췄다. 운용업계 경쟁이 전 부문에서 격화되는 시점에서 하나자산운용이 내세울 전략에 눈길이 모인다.
20일 하나자산운용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4월 17일까지 자사 ETF인 1Q 미국 S&P500 ETF 매수 인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18일 '1Q 미국 S&P500 ETF'를 상장하면서 ETF 상품군을 확충했다. 적극적인 상품 홍보를 위해 마케팅과 이벤트를 동원하고 있다.
앞서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17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TDF·ETF 강화'라는 향후 비전을 발표했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퇴직연금 시장 진입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이를 위해 TDF(타겟데이트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부문을 적극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간 협업을 언급하면서 "TDF와 ETF로 퇴직연금의 선봉장이 되겠다"며 퇴직연금 시장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해 자사 TDF 브랜드인 '하나더넥스트TDF'를 출시했다. 출시 이후부터 2월 말까지 10%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ETF 브랜드도 1Q로 간판을 새로 올리면서 새롭게 기반을 다졌다.
하나자산운용은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김승현 본부장을 영입하면서 업계 시선을 끌었다. 업계에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핵심 인력을 끌어왔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TDF와 ETF 부문 모두 쟁쟁한 경쟁사들이 분투를 벌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을 필두로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상품 출시와 마케팅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실제로 TDF 시장에서 미래·삼성·한투·KB·신한자산운용은 모두 설정액 1조원을 넘기고 있다.
ETF 시장도 경쟁 열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미래운용과 삼성운용은 최근 ETF 시장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해 앞다퉈 총보수를 인하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도 보수 인하를 감행했다.
특히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하나자산운용과 마찬가지로 금융지주 계열사다. 두 운용사의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퇴직연금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금융사다. 이에 하나자산운용이 무사히 경쟁을 뚫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단 지난 14일 기준 하나자산운용의 TDF 설정액은 총 733억원으로 순자산총액은 898억원을 기록했다. ETF 브랜드 1Q는 순자산총액 약 1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순자산 기준 업계 순위는 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자산운용은 하나은행과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하나은행은 국내 3위 퇴직연금 사업자"라며 "40조원 퇴직연금 사업자인 하나은행의 핵심 공급 사업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하나자산운용에게 은행 계열사라는 강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창구 영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판매 창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나 증권사와 연계해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며 "TDF 같은 펀드에게는 판매 창구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판매사를 사전에 물색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을 통한 판매 효과가 이전만큼은 크지 않다고도 반박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라며 "상품 퀄리티가 좋지 않고 수익률이 높지 않으면 아무리 계열사 상품이라도 고객에게 추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ETF는 현재 투자자들에게 많이 알려져 전부 상품을 미리 알고 검색해서 투자하는 고객들이 많아 판매 효과가 크지 않을 수는 있지만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계열사간 협업도 중요하지만 차별화된 상품 출시가 빠질 수 없다는 평가다. 특히 퇴직연금 상품을 위해선 장기 인컴을 흡수할 수 있는 상품 구성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자산운용은 하나더넥스트TDF, 1Q 등 주력 상품을 탄탄하게 갖추면서 지주 계열사로서 강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EMP 자산 배분 전문 인력이 잘 갖춰져 있고 그에 따른 성과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자산 배분 전략을 좀 더 기민하게 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교적 예전에 설정된 TDF는 규모가 너무 크거나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지금 시장에 맞게 EMP 전문가들과 함께 상품을 꾸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ETF 사업에 관해서는 "현재 1Q 라인업이 타사에 비해 상품 수가 적다"며 "꾸준히 상품을 확충해 성과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