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22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손비용 감소와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매매이익 증가가 순이익 상승을 견인했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4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2조4000억원으로 전년(21조2000억원) 대비 1조2000억원(5.5%)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시중은행이 13조원, 지방은행이 1조3000억원, 인터넷은행이 6000억원, 특수은행이 7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인터넷은행 실적이 2023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6000억원으로 76.9% 급증했다.
금감원은 "홍콩 H지수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등으로 영업외손실이 1조4000억원 확대됐음에도 대손비용이 전년(10조원) 대비 3조1000억원(30.9%) 감소한 점이 순이익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자이익은 59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0.2%) 증가해 60조원에 근접했다. 다만 이자이익 증가율은 전년(5.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순이자마진(NIM)도 지난 2022년 4분기를 고점으로 하락세다.
비이자이익은 6조원으로 전년(5조8000억원) 대비 2000억원(2.9%) 늘었다. 시장 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매매이익 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커졌다.
비용 측면에서는 지난해 국내은행의 판매비·관리비가 27조4000억원으로 전년(26조5000억원) 대비 9000억원(3.2%) 늘었다. 대손비용은 6조9000억원으로 전년(10조원) 대비 3조1000억원 감소했다.
대손비용은 시중은행이 2조4000억원, 지방은행이 8000억원, 인터넷은행이 1조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대손충당금 산정 방식이 개선되면서 충당금을 대거 추가 적립했던 영향이 지난해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8%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80%로 전년(7.88%) 대비 0.08%p 하락했다.
금감원은 "대손비용 감소로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미국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취약 부문 중심의 신용 리스크 확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이 위기 상황에서도 자금 중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추도록 유도하겠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