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SK, 삼성, 카카오, 크래프톤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는 앞서 미국에서 진행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파트너사로 참여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어, 이번 만남이 협업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최소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세 기업은 동명의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해 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튿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직접 해당 프로젝트를 언급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저녁 방한한 올트먼 CEO는 4일 오전 9시40분께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경영인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만난 SK그룹과는 SK하이닉스가 보유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SK텔레콤 또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을 갖춘 만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날 회동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올트먼 CEO는 오후엔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3자 회담을 진행했다. 특히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투자사인 소프트뱅크가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받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AI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HBM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D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오픈AI의 AI 전용 단말기 및 독자 반도체 개발 계획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삼성 측은 이날 회동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진 않았다.

아울러 올트먼 CEO는 국내 AI 서비스 및 플랫폼 기업 등과도 회동을 진행했다.

올트먼 CEO는 더플라자호텔서 카카오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픈AI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카카오와 오픈AI는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트먼 CEO는 카카오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픈AI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카카오와 오픈AI는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톡·카나나 등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AI 기술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할 예정이며, 챗GPT 엔터프라이즈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번 협업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국내 게임업체 크래프톤과도 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올트먼 CEO와 만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오픈AI의 플래그십 모델을 포함한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해 CPC(코플레이어블캐릭터) 개발과 게임 특화 AI 모델 최적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CPC는 AI 기술이 적용된 게임 캐릭터다. 앞서 크래프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을 최초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올트먼 CEO는 이날 국내 벤처캐피털(VC) SBVA가 마련한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주요 대기업 관계자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