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내 금융지주의 기업가치 제고 방인 이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기준치 아래로 떨어질 수 있어서인데 금융권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7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원·달러 환율은 1477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마감일인 9월 30일 환율은 1320원으로 세 달 만에 157원이 오른 셈이다.

국내 금융지주는 CET1비율을 주주환원 기준으로 삼는다. 각 금융지주마다 다르지만 12~13.5% 선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CET1 비율은 각각 13.85%, 13.13%, 13.17%, 11.96%다.

이에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환율 상승으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도 전에 동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금융권 답변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다. 금융지주별 편차는 있으나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르면 국내 금융지주 CET1 비율은 2~10bp 가량 떨어진다.

목표치를 넘기지 못한 금융지주의 경우 시행이 더뎌질 수는 있으나 이미 기준치를 넘긴 경우 배당에 영향을 줄 만큼 오르지는 않았다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변수가 주주환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안을 일으킬 요인이긴 하다"면서도 "순익이 1조원이면 보통 CET1 비율이 40bp 정도 오른다"며 영업 실적에 따라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수익성이 높은 만큼 주주환원을 위한 기틀 마련에는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3분기 국내 금융지주는 누적 14조2653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외에도 CET1 비율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많고 금융사 차원에서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환율이 CET1비율에 중요한 요인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금융지주 순익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계열사인 은행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헷치, 채권 파생상품 계약 등을 미리 체결해 두기도 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 연말 CET1 비율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며 "해외법인 출자금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시장리스크 증가분을 RWA 산출 제외 등 요인이 4분기 즉시 시행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분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RWA 관리 노력을 지속해 왔기 때문에 은행들이 밸류업공시를 이행하는데 필요한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최 연구원은 "혹여 연말 CET 1 비율이 필요 자본 비율을 하회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주주환원 확대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일뿐 1분기 중 자본 비율 회복 시 즉시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실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금융지주 회장이 뚜렷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가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주주환원 강화, 자본비율 관리,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제고와 함께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은 흔들림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도 신년사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밝힌 주주 및 시장과의 약속도 성공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역시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밝힌 주주, 시장과의 약속도 정교한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관리를 통해 반드시 이행토록 하겠다"는 내용을 신년사에 담았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하며 시장에 책임경영 의사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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