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상의 올해 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며 주가 역시 3년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금리 인하 등 비우호적인 업황이 맞물려 기관 투자자들의 투심도 매각으로 굳어졌다.
지난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현대해상이 향후 2~3년간 배당을 제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나란히 하향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배당금이 없기 때문에 기존에 제시한 목표 밸류에이션도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현대해상 주가는 이날 2만5000원으로 전일 종가와 동일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현대해상 기관투자자들은 DB금융투자가 보고서를 발표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26만3555주를 파는 등 순매도세를 유지 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6만9751주를 매각하며 주가가 2024년 최초로 2만4000선이 깨졌다.
현대해상은 국내 보험사들 중 20년 이상 빠짐없이 배당을 진행하는 등 통상 주주친화 기업으로 꼽힌다. 이런 특성을 인정받아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105개 종목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전체 순이익 중 26.6% 가량인 1618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이밖에도 현대해상은 지난해 3분기 1조464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해약환급금준비금제도가 현대해상의 호실적에도 주주환원 여력에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해당 제도는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IFRS17이 지난 2023년 도입된 이후 보험사 회계 계정과목에 신설된 제도다. 준비금은 시가 평가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원가 부채 기준)보다 작은 경우 부족액만큼 적립하도록 한다.
현행 법령대로라면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커질때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은 줄어든다. 이에 보험사의 신계약 판매가 증가하자 준비금 규모도 빠르게 불어났고, 금융당국은 개선 방안을 발표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해약환급금준비금 개선 방안'을 발표해 자본 건전성을 갖춘 보험사만 준비금을 덜 쌓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국은 지난 2024년 신지급여력(K-ICS) 비율 200% 이상인 보험사는 기존 준비금의 80%만 적립하고, K-ICS 비율이 150~200%인 회사는 90%를 쌓도록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K-ICS 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가 소수에 불과해 개선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우호적인 업계 전망에 현대해상 일부 주주들은 배당 전망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익명의 한 투자자는 "현재 보험주 중 K-ICS 비율이 200%이하인 곳은 배당환원을 하고싶어도 배당을 못준다"고 꼬집었다.
현대해상 측은 최근 보험업계의 업황이 힘들고 제도 등의 문제로 배당 전망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IFRS17 도입후 환급금준비금제도가 생기고 최근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호실적에도 배당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는 현대해상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보험사 전반에 적용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