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크린에서 콘서트가 상영되며 관객들은 응원봉을 흔든다. 다른 상영관에서는 관객이 클라이밍 존을 체험한다. 멀티플렉스 3사의 상영관이 공간에 집중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가장 먼저 CGV는 지난 2022년 상영관 두 개를 클라이밍 짐으로 바꾼 '피커스(PEAKERS)'를 선보였다. 또 지난 2023년 CGV 송파 8관은 숏게임 골프 스튜디오인 '디 어프로치(THE APPROACH)'로 변화했다.

롯데시네마도 지난 2023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체험형 전시 공간인 '랜덤 스퀘어'를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관객이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씬스틸(연기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몰입형 체험 공간인 '라이브 시네마'를 새롭게 선보였다.

메가박스는 세계 유수의 미술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시네 도슨트', 이동진 영화 평론가와 함께하는 '시네마 리플레이' 등의 콘텐츠를 진행했다.

소비자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라이브시네마를 체험한 방문객들의 반응은 "엄청난 연출에 충격적인 테마였다. 왜 그리 호평 일색인지 수긍이 될 정도로 독보적인 퀄리티였다", "몰입도 잘 되고 배우 연기도 실감 나서 좋았다" 등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영화 보러 갔다 골프 치고 왔다",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체험 전시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평일 저녁에 갔더니 사람이 많아서 벽에 많이 붙지는 못했지만, 공간들이 넓어 좋았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멀티플렉스 3사는 영화 외 콘텐츠 상영에도 적극적이다. 가수의 콘서트뿐만 아니라 스포츠, 클래식, 게임 등의 중계와 공연실황을 극장에서 꾸준히 상영 중이다.

다양한 콘텐츠가 상영되며 영화관 관람 문화도 변했다. KBO리그 야구 생중계가 진행된 상영관에는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생중계를 관람하며 응원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CGV는 관객들이 임영웅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함성이 가능한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앙코르 싱어롱 상영회를 개최했다.

특히 팬덤이 두터운 공연실황 영화는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누적 관객 수 약 35만명을 기록했다. '세븐틴 투어 팔로우 어게인 투 시네마'와 '지오디 마스터피스 더 무비'도 각각 약 7만명과 약 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는 OTT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관계자들은 OTT를 넘어 경쟁의 범위가 더 넓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멀티플렉스 A관계자는 "단순히 OTT만 두고 차별점을 준다고 하기에는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로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영화관이라는 공간에 모으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야구장이나 콘서트장처럼 시간을 보내는 모든 문화공간이 경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관 변화가 실제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 '공간'의 매력을 높여 관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A관계자는 "매력적인 영화가 나와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수익성이 가장 좋다"며 "다만 관객들의 여가 트렌드가 변화하고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수익을 다각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 B씨는 "공간 매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회사 전체가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관객이 몰렸던 예전의 영화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