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 시장에서 장르와 시리즈물의 영향력이 변화했다. 같은 장르의 영화나 시리즈물도 작품별로 흥행 성적이 엇갈리며 관객의 영화 선택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2월 개봉한 '파묘'는 오컬트 장르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오컬트 장르 영화의 진입장벽을 낮췄으나, 같은 해 11월 개봉한 오컬트 장르 영화 '사흘'은 약 20만명을 기록했다.
시리즈물도 '베테랑2'는 누적 관객 수 약 750만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흥행했으나,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의 누적 관객 수 약 1300만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엇갈린 흥행 성적은 티켓값 상승으로 관객들의 신중해진 영화 선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영화 소비자 행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관람 빈도가 낮아진 주된 이유로 '품질 대비 티켓 가격이 올라서'(28.1%)가 꼽혔다.
또 향후 1년간 극장 관람 횟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이유를 조사한 결과 '품질 대비 티켓 가격이 올라서'가 49.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예전처럼 배우와 감독의 티켓 파워가 강하기보다는 현재는 실용적인 관점이 강해졌다"며 "특히 SNS로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고, 숏폼 콘텐츠로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도 파악할 수 있기에 단순한 재미로는 관객 유입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배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에는 관객들이 안정적인 경향이 있는 시리즈물 위주로 선택했다면, 지금은 티켓값이 오르면서 작품의 완성도, 배우, 감독 등 어느 하나를 특정 짓기 힘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 서비스의 확산도 관객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023 OTT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의 월평균 지출금액은 1만2000원으로, 영화관 1회 관람 티켓 가격인 1만5000원보다 낮은 금액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최민식 배우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지금 영화 티켓값이 1만5000원이다. 그 정도 금액이라면 스트리밍 서비스로 여러 편의 영화를 보는 것이 더 낫지 관객들이 발품 팔아 극장까지 가겠나"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관에 관객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참여감'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 평론가 설명에 따르면 영화는 드라마와 다르게 압축적이다. 드라마는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경향이 있는 반면 영화는 압축적으로 제작해 관객의 해석과 참여를 유도하는 '떡밥'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파묘'의 흥행은 단순한 재미가 아닌 관객들의 '참여감'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라며 "감독도 몰랐던 사실을 관객들이 지적하고, 영화 곳곳에 '떡밥'이 많아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영화를 추리하며 즐길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영화관의 위기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 OTT의 유입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파묘'나 '서울의 봄'처럼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화는 OTT에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이미 다 해소돼 OTT를 보는 의미가 없어진다"며 "영화관에 갈 수밖에 없는 요인들을 향후에 영화계에서 제작할 때 참조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OTT와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영화 '하얼빈'이 흥행을 이어가는 이유는 서사적 완성도보다는 영상미와 음악을 강조한 것에 있다고 본다"며 "이는 현재 극장 환경에서 나름의 자구책이었고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OTT만으로도 볼거리가 너무 많은 상황이다 보니 시각적 쾌감, 음악 등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으며, OTT에서 소화할 수 없는 차별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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