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 저하와 자산건전성 악화로 고충을 겪는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상황이 다르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지난 23일 한국기업평가는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하락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올 상반기에도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한기평 신용등급까지 강등되면서 향후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회복에도 우려의 시선이 겹쳐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9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영업순수익은 603억원으로 전년 1608억원 대비 대폭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12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적립한 충당금은 138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다올투자증권의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1.1%였으나 2023년에는 0.8%로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는 0.5%를 기록했다.
자산건전성도 악화된 모습이다.
다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51.7%다. 순요주의이하여신은 요주의이하여신에서 대손충당금을 뺀 금액이다. 한기평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올투자증권의 '가시밭길'은 2022년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부터 시작됐다.
부동산금융에 집중해 수익을 내오던 사업 전략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다올투자증권은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적극적으로 부동산 PF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익의 대부분을 부동산금융에 의존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또 부동산 PF 투자 자산이 중·후순위 약정과 브릿지론인 것도 위험 부담이 높다고 평가되는 요소다.
다올투자증권은 2021년까지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을 0%대로 유지하며 그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했다. 부동산 한파가 시작된 2022년부터 요주의이하여신이 크게 증가하며 자산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2021년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은 90억원, 대손충당금은 86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 요주의이하여신이 4694억원, 대손충당금은 988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에 관해 칼을 빼든 것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사업성평가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면서 순요주의이하여신이 3487억원에서 3696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모인다. 지난해 대규모 인력 감축과 자회사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으로 수익성을 회복했으나 올해 실적이 대폭 감소하면서 다시금 하락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구조 다변화로 발빠르게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다올투자증권은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채권 운용과 기업금융,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하지만 대형·강소형 증권사들이 이미 시장에 포진해 있는 시점에서 무리하게 규모를 늘리는 건 오히려 독이라는 의견이 있다. 단기간에 빛을 발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다올투자증권만의 고충이 아니다. 부동산 PF로 수익을 올려왔던 증권사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탄탄한 자본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른 수익원을 빠르게 모색할 수 있는 대형사들과는 달리 중소형 증권사들은 활로가 마땅치 않은 모습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들 사이에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하게 나오던 관측이다.
이미 신용평가기관에게서 신용등급과 전망이 강등된 바 있는 SK증권을 비롯한 iM증권, BNK증권 등의 중소형 증권사들도 줄줄이 신용등급 내리막을 걸을 가능성이 대두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이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초대형 IB같은 경우 다방면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많은 영역의 사업을 전부 건드리긴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향후 수익원 확보와 실적 개선 계획에 관해 "수익 영업 채널을 다양화하면서 수익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