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BNK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BNK금융지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가 한 차례 증권업계를 휩쓸고 지나갔다. 활로를 찾아 사업 구조 다각화로 반등에 성공한 대형 증권사들과는 달리 중소형 증권사들에겐 먹구름이 낀 모양새다.

이 가운데 BNK투자증권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5%를 웃돌며 업계의 우려를 자아냈다. 하반기에도 충당금 추가 적립을 예고한 BNK투자증권의 대책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7월 BNK금융그룹이 발표한 경영 실적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BNK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기준 매출은 2730억5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부동산 PF 충당금을 적립하는 과정에서 7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수익 흐름도 내려앉았다. 주력하던 수수료 부문 이익이 급격히 감소했다. 수수료부문이익은 상반기 통틀어 3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2% 줄었다. 인수 수수료 수익과 금융 자문료도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하락했다.

BNK투자증권은 아직 부동산 PF 여파에 빠져있다. BNK금융그룹이 밝힌 BNK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는 6300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에도 시선이 쏠린다. 지난 3월 말 기준 BNK투자증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4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9.78%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해 소폭 하락한 모양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BNK투자증권은 1.21%의 자기자본이익률(ROE)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부동산 PF 직격타를 극복하기 위해 전통 IB 강화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BNK투자증권은 신명호 대표이사의 지휘 아래 IB금융본부를 신설했다. 이후 에스오에스랩 IPO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씨씨미디어서비스 등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딜을 따냈다. 더불어 DCM 주관에도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높은 충당금 적립 수준에 비해 아직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IB 강화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성은 장기 계획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다 빠른 속도로 수익성 제고를 노릴 수 있는 건 채권 운용과 리테일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설상가상 BNK투자증권은 하반기에도 부동산 PF 충당금 여파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총 725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BNK금융지주는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BNK투자증권의 충당금에 관해 "하반기에도 충당금을 500억원 가량 추가 적립할 예정"이라며 "올해 수익성은 낮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업계에선 BNK투자증권뿐만 아닌 중소형 증권사들을 두고 사업 구조 다변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를 부동산 PF 충당금의 늪에 빠진 중소형 증권사 전체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으로 증권 시장이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도는 한편 충당금에 발목 잡힌 중소형 증권사들이 활황세에 올라탈 기회를 잡을지도 관심이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연초에 세운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기업금융과 인수금융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주식과 채권 등의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수익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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