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 부진에 빠진 다올투자증권이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를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추천했다. 기업금융 전문가로 불리는 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부동산금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28일 이사회를 열고 앞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된 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이 임 대표 영입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금융에 편중돼있던 다올투자증권이 임 대표가 가진 채권자본시장(DCM), 운용(S&T) 노하우를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부문의 시장지위가 낮은 대신 부동산금융을 통해 성장했다. 실제로 2022년 부동산금융 중심의 IB부문 수익은 1883억원으로 순영업수익(1971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3년 이후 부동산금융이 크게 위축되면서 179억원으로 10% 수준에 머물렀고 대손비용이 증가해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에는 1분기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으로 연간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749억원 영업적자로 적자 폭이 확대됐고, 455억원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신규 투자를 제한하고 채권회수에 집중하고 있다.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S&T부문 인력을 확충하고 리소스 추가 투입을 통해 채권 중개 기능을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WM 영업, 핀테크와 연계한 위탁매매 사업 등 신규 수익창출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이 추진하는 사업전략 방향과 '본업'인 IB 정체성을 살리기에 임 대표가 적격이라는 평가다.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면서 차기 대표로 김병철 KCGI 대표가 거론되는 가운데 임 대표와 다올투자증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해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임 대표는 여전채 주관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한양증권을 알짜배기 IB증권사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IB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지난해 전체 국내채권 대표주관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여전채는 7조1335억원을 주관해 5위에 올랐고, 여전채 인수액은 8조8820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상품운용(S&T)부문에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순수익이 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했다. 대부분의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금융에 집중해 최근 2년 간 수익성이 악화된 반면, 한양증권은 꾸준하게 영업이익을 내면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임 대표는 2018년 한양증권 CEO로 부임해 지난해 4연임에 성공했다. 임 대표 취임 당시 한양증권 자기자본은 2689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말 5087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가 소통형 리더로 평가받는 만큼 추가 인재 영입도 가능할 것"이라며 "부동산PF 자산 회수에 속도를 높이고 본인의 전통IB 역량을 발휘하면 다올투자증권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