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형 증권사의 전통IB 수익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등 주요 딜이 대형사에 집중되면서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부동산PF 시장 위축에 따라 '전통IB'로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연초 다짐이 아직은 무색하다.
5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 3조원 이하의 국내 중소형 15개 증권사(우리투자증권 제외) IB 수수료수익은 3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비부동산 영역인 인수·주선수수료와 매수·합병수수료는 1540억원으로 26.4% 감소했다.
증권사 IB 수익은 DCM·ECM 등을 포함한 인수·주선수수료, 공개 매수나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매수·합병수수료, 기업대출에 대한 지급보증이나 약정매입 등으로 얻는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포함된다. 이중 인수·주선수수료와 매수·합병수수료 등이 통상적으로 전통IB 영역에 포함된다.

그동안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PF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실이 확대됐고, 영업 자체도 줄어들며 실적이 크게 꺾였다. 이에 증권사 CEO들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전통IB를 강화하겠다"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일부 증권사들은 PF 조직을 축소하거나 해체하는 등 무게중심을 전통IB로 옮기는 모습도 있었다.
다만 실제로 전통IB 수익이 성장한 곳은 DB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 뿐이다. DB금융투자의 올해 상반기 인수·주선 수수료는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올랐다. 현대차증권은 62억원으로 17.1%가 증가했다.
DB금융투자는 상반기 JB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대표주관 외 다수 딜에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올해 초 스튜디오삼익과 케이엔알시스템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하기도 했다. 현대차증권도 SK와 국민은행, 부산은행, KB증권, 하나F&I 채권 인수단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영업을 펼쳤다.
두 증권사를 제외한 13개 증권사는 모두 전통IB 수익이 감소했다. 신영증권이 61.1% 감소하며 가장 감소폭이 컸고, LS증권(57.2%)이 뒤를 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통IB 영역의 딜이 대형 하우스에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취임한 CEO들이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나서고, 아무리 IB 조직을 개편한다고 해도 전통 하우스들과 경쟁하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형 10개사의 인수·주선, 매수·합병 수수료는 올해 상반기 56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KB·메리츠·미래에셋·하나증권을 제외한 6개 회사들은 모두 전통IB 수익이 증가했다. 특히 키움증권의 성장 폭이 2배 이상 불어났다. 지오영 인수금융 딜에 참여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IB 영업은 기업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중소형사들은 그동안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PF에 집중한 만큼 관계를 지속적으로 쌓아온 대형 하우스에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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