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한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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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이 ETF 운용을 위한 선물 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손실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허위 스왑 거래까지 등록된 사실이 발견되면서 신한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신한투자증권의 금융사고와 손실로 신한지주의 3분기 실적 추정치까지 내려잡고 있다. 

14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ETF 유동성공급자(LP) 팀이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로 과대 손실이 발생하고, 허위 스왑거래가 등록됐던 사실을 발견했다고 공시했다. 손실액은 약 1300억원으로 추정된다. 

LP는 ETF 거래가 원활히 거래될 수 있도록 호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매매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호가 차이로 수익을 낸다. 

이번 사고는 LP가 역할을 벗어나 장내 선물을 매매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일은 지난 8월2일부터다. 시장 변동성이 유독 컸던 8월5일 '블랙먼데이' 이전부터 시장 하락 신호가 나오면서 LP 팀이 매매한 선물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LP팀은 선물 매매 과정에서 과도한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 스왑 거래를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은 10월10일 이를 발견하고 청산함에 따라 약 1300억원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키로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스왑거래 등록이 허위라는 사실을 확인해 내부조사를 진행한 후 관련 내용을 금융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에서는 손실이 이미 정상 범위를 넘어설 때부터 거래를 중단했어야 했다며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사 내부통제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국회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일 정무위 국감에서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출석해 내부통제 미흡에서 비롯한 부당대출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정무위원들은 매년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금융사 지배구조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신한투자증권 등 신한지주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관련한 우려를 드러냈다. 또한 1300억원 손실로 신한지주 실적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체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었다고는 하지만 내부통제와 관련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사건 발생 시기가 8월 초이므로 3분기 손익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감사를 진행 중이다. 필요 시 법적 조치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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