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전기차들이 주차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전기차들이 주차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캐즘에 이은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로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재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잇따라 할인 행렬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달 말 환경부는 2025년도 친환경 사업 예산을 직전년도 대비 3.3% 증가한 14조8262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부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출목표(NDC) 달성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친환경차 전환을 가속하기 위한 예산을 증액했다. 전기차 충전인프라 안전성 제고를 위해 배터리 상태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를 2만3000기에서 9만5000기까지 확대하고, 완속 일반 충전기 구축 사업은 종료할 계획이다.

반면 내년 전기차 구매 보조금 규모는 평균 100만원 감액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내년도 전기 승용차 보조금은 4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감액할 예정이며, 전기 화물차 보조금 또한 1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축소된다. 아울러 배터리 안전관리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탑재했는지 여부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해 안전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 해소라는 당면 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라는 겹악재를 맞게 됐다.

상황이 이렇자 완성차 업계는 자사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적극적인 할인 정책을 펴고 있다. 먼저 각 기업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으며 '배터리 시스템 모니터링(BMS)' 등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는 핵심 기술 안전 가이드를 홍보하고 있다. 특히 인천 주차장 화재로 소비자의 우려를 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담 콜센터를 마련하고 무상 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입차 1·2위를 다투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판매사는 전기차 재고 물량을 중심으로 10~30%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화재 이후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10일 신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엔트리 트림인 E200 아방가르드는 13.9% 상당의 할인율이 적용됐으며, BMW 또한 일부 전기차 차종에 20%가 넘는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도 전기차 할인에 나섰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 5N, 아이오닉 6, 코나 EV를 9월 내 출고하는 고객에 100만원 할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신축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코나EV를 30만원 추가 할인한다. 다만 현대차는 이번 할인 프로모션은 아이오닉 시리즈와 코나 일렉트릭 누적 10만대 판매를 기념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일몰 예정이었던 전기차에 대한 취득세 감면 혜택을 2026년 말까지 2년 연장할 전망이다. 소비자는 올해와 같이 전기·수소차를 구매 시 취득세를 최대 140만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정부는 2009년부터 이어진 하이브리드차 취득세 감면은 올해 말 종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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