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가 공개한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 사진=벤츠코리아
벤츠코리아가 공개한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 사진=벤츠코리아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논란이 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13일 공개했다. 현대차·기아에 이어 수입차업체인 BMW코리아가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하자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다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벤츠코리아가 공개한 차종 16개 중 'EQC', 'EQB' 모델을 제외한 나머지는 CATL, 파라시스 등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EQE 모델은 CATL과 파라시스 배터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EQE 300' 모델에는 CATL이 사용됐으며, 'EQE 350+', 'AMG EQE 53 4MATIC+', 'EQE 350 4MATIC' 모델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특히 파라시스 배터리는 과거 화재 발생 우려로 중국서 약 3만 대가 리콜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1년 중국 국영 베이지자동차그룹(BAIC)은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특정 환경에서 성능 저하와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리콜을 시행했다.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벤츠 전기차는 EQE 모델 일부와 SUV 모델 'EQE 500 4MATIC SUV', 'EQS 350' 등 5종이다.

앞서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당국에 협조해 차량을 철저히 조사하고, 사고에 대한 근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화재의 원인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배터리 제조사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를 시작으로 BMW코리아 등이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나서자, 결국 이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토부는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벤츠 전기차 EQE에 대한 전수 점검을 벤츠코리아에 권고했으며 벤츠코리아는 이를 수용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국내서 판매된 EQE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뤄지고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국내서 판매된 벤츠 차량에 대한 대규모 자발적 리콜이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벤츠코리아에 앞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현대차·기아·BMW코리아에는 대부분 국내 제조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소형 SUV '코나 일렉트릭' 모델에는 중국 CATL의 배터리가, 나머지 차종에는 모두 국내 업체인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이 탑재됐다. 특히 제네시스 전기차 라인인 'GV60', 'GV70', 'G80' 모델에는 모두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에 이어 12일 기아도 자사 전기차 12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기아에 따르면 '니로EV'와 '레이EV'의 일부 모델에는 CATL 배터리가 쓰였으며, 나머지 모델에는 모두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BMW코리아는 수입차 업체로는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다. 전기 SUV인 'iX1'과 'iX3'에는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반면 다른 전기 SUV 모델인 'iX M60'을 비롯해 전기차 세단 모델 'i4', 'i5', 'i7' 시리즈 등 대부분 모델에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