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가 재차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으로 상반기 전기차 판매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리튬 배터리 화재 우려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인천광역시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일 오전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는 벤츠 전기차에서 발화돼 인접 차량으로 번지면서 발생했다. 화재로 주차된 차량 40여 대가 불에 탔으며, 주민 22명과 소방관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화재가 제조사인 벤츠를 포함한 자동차 업계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지난 6월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에 이어 '전기차 포비아'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기차 화재는 총 139건으로,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이다. 총 139건 중 운행 중 발생한 화재가 68건(48.9%)으로 가장 많았고, 충전 중 화재는 26건(18.7%)으로 나타났다.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화재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빈번한 정도는 아니다. 다만 소비자들은 전기차 화재로 인한 피해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 배터리는 열에 민감한 데다 화재 시 온도가 순식간에 치솟아 주변 배터리로 옮겨붙기도 한다. 이른바 '열폭주' 현상이다.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경우 일반적인 물 분사나 분말 소화기 등으로는 진화하기 어렵다. 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옮겨붙으며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벤츠 EQE 모델이며, 해당 모델에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과 파라시스가 삼원계 배터리인 니켈·코발트·망간(NCM)811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CALT사는 BMW, 폭스바겐, 테슬라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점유율 1위 업체로 국내 전기차 제조사인 현대차·기아 또한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지역 '코나EV', '니로EV', '레이EV' 등의 모델에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사고 관련해 아파트 및 피해 지역 주민 등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당국 조사에 협조해 차량을 철저히 조사하고, 사고에 대한 근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배터리 제조사 등과 관련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에 자세한 내용은 전달드리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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