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맞아 '호캉스'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주요 호텔사인 한화호텔&리조트와 이랜드파크의 켄싱턴호텔&리조트, 신라호텔 모두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 중이며, 편안한 공간과 내부 시설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기간을 맞아 '호캉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호캉스는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로, 장거리의 여행을 떠나는 대신 시내 호텔에서 휴식을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호캉스는 지난 2018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코로나19의 확산과 더불어 새로운 휴식 문화로 자리잡았다.

호캉스의 원전인 영미권의 'Hotel Staycation'이 주로 여름 휴가 기간을 지칭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추석 연휴 기간의 호캉스 수요도 높은 편이다.

한화호텔&리조트와 이랜드켄싱턴호텔, 신라호텔의 서울·제주 지점인 서울신라호텔·제주신라호텔 모두 3일 기준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했다. 호텔신라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호텔신라와 제주호텔신라 두 곳은 지난해 추석 전후 14일에 비해 올해 추석 객실 예약률이 소폭 늘었다. 서울신라호텔은 현재 객실 예약률 80%, 제주신라호텔은 90%에 달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울신라호텔에 비해 제주신라호텔 예약객은 여행을 동반해 미리 계획하고 예약한 경우가 많고, 서울은 해당 기간 즈음 예약을 하는 고객이 많다"며 "서울신라호텔은 현재도 (예약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켄싱턴호텔&리조트도 전 지점 기준 지난해 추석 당일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추석도 큰 차이 없이 비슷한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켄싱턴호텔&리조트는 지난 8월 말 '호캉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추석 연휴 상품 '골든 홀리데이' 패키지를 출시했다. 해당 패키지는 전국 14곳에서 오는 10월 30일까지 사용 가능하며, 2박 이상 예약 가능한 상품이다. 예약 시 △객실 2·3박(택일) △투숙 기간 내 조식 1회 △투숙 기간 내 디너 1회(디너 뷔페, 바비큐 세트, 투고 박스) 등을 제공하며, 각 지점별로 조식뷔페 횟수, 실내풀&사우나 제공, 식음 바우처 제공 등의 차이가 있다. 

한화호텔&리조트도 올해 추석 기준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했다. 한화호텔&리조트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더 플라자 호텔의 명절 기간 내국인 투숙률은 약 75%로, 더 플라자 호텔의 평소 투숙률은 외국인이 높지만 추석 연휴에는 내국인 투숙률이 더 높다. 설악 쏘라노·용인 베잔송·산정호수 안시·해운대·여수 벨메르 등 한화리조트가 운영하는 주요 리조트 역시 추석 기간에는 거의 모든 리조트가 만실이다.

한화호텔&리조트가 2일 선보인 '럭키 홀리데이(Lucky Holiday)' 패키지도 추석 투숙률이 높은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상품은 추석 연휴와 연계해 13~20일까지의 투숙객을 대상으로 하며, △더플라자 숙박권 △세븐스퀘어 2인 식사권 △PB상품 △블랑제리 더 플라자 아메리카노 교환권 등을 포함한다.

호캉스를 택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는 구체적 여행 계획이나 복잡한 계산 없이 '편안한 공간'에서 쉴 수 있다는 점이다. 네티즌 A씨는 SNS를 통해 호캉스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시원하고 뽀송한 침대에서 파스타 같은 거나 시켜 먹으며 맥주캔 들고 미드(미국 드라마) 1시즌 몰아보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호캉스의 인기 원인에 대해 "호캉스는 일정한 기간 동안 호텔에서 쾌적하게 지낼 수 있어 이점이 있고, 짧은 기간 동안 식구들끼리 모여 휴식과 여가를 즐기기에는 호캉스가 (여행보다)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 호텔들이 호텔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 등을 기획했고, (소비자 입장에서) 자연과 경치를 감상하고자 한다면 국내 여행을 선택하겠지만 재미있는 활동을 다양히 즐기고 싶거나 쾌적한 공간에서 쉬고 싶다면 호캉스를 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에는 호텔이 그저 방을 판매하는 개념이었다면, 최근은 호텔을 기반으로 야외 활동까지 포함된 패키지를 마련한 경우가 많이 있다"며 "좋은 공간에서 실내 활동뿐만 아니라 간단한 실외활동까지 겸비할 수 있는 게 첫 번째 장점"이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또 다른 인기 요소로 "호캉스가 가지고 있는 설레고 낭만적인 경험은 다른 국내 여행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마련한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