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학원이 KCGI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한양증권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한양증권 노동조합이 파킹거래와 기업 사냥, 앵커투자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타진하고 있다.
2일 한양증권 노조는 한양증권 본사 앞에서 한양증권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노조는 "고용보장 없는 매각에 결사반대"라고 외치며 "매각해야 한다면 건전한 자본에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노조 측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조는 "한양학원의 이번 매각 결정은 한양증권의 경영 상 문제가 아닌 한양학원 자회사 한양산업개발의 무리한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치솟은 부채비율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며 한양학원에게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2일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노조는 해당 입장문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매각을 해야 한다면 매각 과정에서 최우선 과제로 회사와 직원들이 미래에 대한 전망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수자의 결정 시 직원들의 고용과 근로 조건이 승계돼야 하며 새로운 대주주의 건전한 노사관과 윤리성과 같은 적격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양증권의 최대 주주 한양학원은 의료원 재정 악화와 경영난 등을 이유로 한양증권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양증권을 매각해 학교 전출금과 의료원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양대학교 재단 계열사인 백남관광과 에이치비디씨도 가지고 있던 한양증권 지분을 각각 10.85%, 7.45% 처분했다.
한편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매각을 공식화하고 3주 만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다. 별도의 본 입찰 없이, 예비입찰했던 KCGI가 선정됐다는 것도 업계의 의문스러운 눈초리를 받았다.
애초에 매수자를 내정해두고 형식 상의 입찰을 진행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한양학원이 경영을 안정화한 후 한양증권을 되사오는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른바 '파킹거래' 의혹이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파킹거래' 의혹을 제기하면서 "KCGI에 한양학원 대주주의 아들이 취업을 한 사실, KCGI펀드 대표이사인 강성부 회장이 한양대학교 우대교수를 역임한 사실 등을 비추어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한양학원과 KCGI 사이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김기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 본부장은 "한양증권의 현재 시가총액은 2000억원 가량이다. KCGI가 인수하고자하는 30%의 가격은 600억원으로 예측된다. KCGI는 이 30%의 지분을 2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섰다"며 "주주들과 한양증권 노동자들에게 배분하지 않고 대주주에게 몰아주면서 인수하려는 것이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기업 사냥꾼에 불과하다"며 매섭게 지적했다.
한편 KCGI가 한양증권을 매각해 앵커 투자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조경봉 KB증권 노조 지부장은 "사모펀드들의 앵커 투자 방식에 비추어 봤을 때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해 후순위채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KCGI는 한양증권 매각을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한양증권 매각에 얽힌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면밀한 검토를 예고했다.
노조는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파킹딜 여부, 우량증권회사인 한양증권의 경영부실화로 연결되어 질 수 있는 한양증권 매각을 절대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모펀드 매각은 인력구조조정과 고율배당을 통해 한양증권을 망가뜨릴 것"이라며 "철저한 검증 절차없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시킨다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의 강력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