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나경일 사업 PM, 선상웅 사업 PM, 박연주 운영 총괄. 사진=장하민 기자
(왼쪽부터) 나경일 사업 PM, 선상웅 사업 PM, 박연주 운영 총괄. 사진=장하민 기자

8년 연속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한 그라비티가 올해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 흥행을 기록한 라그나로크 IP(지식재산권) 기반 게임의 매출이 하향 안정화에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라비티의 매출은 대부분 장수 IP인 라그나로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회사는 신작 출시를 통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작 출시 통한 재도약 발판 마련


선상웅 그라비티 사업 PM이 국내 출시 예정인 '더 라그나로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하민 기자

그라비티는 28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빅플레이스에서 MMORPG 신작 'THE 라그나로크(이하 더 라그나로크)'의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더 라그나로크는 지난 6월 대만, 홍콩, 마카오의 출시한 '라그나로크: 초심지전'의 국내 출시명이다. 게임은 오는 9월9일 출시된다.

그라비티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도트 감성의 그래픽과 콘텐츠로 국내 '올드 유저'를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그라비티에 따르면 더 라그나로크는 2002년 출시된 그라비티의 대표 PC 게임 '라그나로크'의 정통성을 이은 2D MMORPG로 원작의 2D 도트 캐릭터와 3D 배경, 던전 보스, PVP 등 핵심 콘텐츠를 모바일에 구현했다.

다만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더 라그나로크의 국내 흥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글로벌 흥행을 달성한 '라그나로크 X' 또한 국내에서는 장기 흥행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임은 출시 직후 양대 앱 마켓 모바일 게임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기대치를 모았으나 매출 최상위권 진입에는 실패하고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날 그라비티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이나 대만 등과 비교했을 때 (라그나로크 IP 게임의) 국내 이용자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더 라그나로크는 원작 그래픽과 콘텐츠를 계승한 신작을 통해 잊혀져 있던 이용자를 결집하려는 목적으로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매출이 저조해 보이는 것은 '제 3자 결제' 등을 통한 매출이 앱 마켓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라비티는 하반기 도약을 위한 추진력 확보하기 위해 신작 출시에 집중하겠단 목표를 밝히고 복수의 신작 출시를 단행하고 있다. 플랫폼 다각화 전략을 기반으로 아시아 지역의 라그나로크 IP 영향력을 확장하겠단 계획이다.

회사는 P2E 시스템 기반의 MMORPG 블록체인 PC 게임 '라그나로크 랜드버스'를 지난 7월12일 태국 지역에 정식 출시했다. 작년 12월에 중국 판호를 발급받은 '라그나로크 X: 넥스트제너레이션'은 오는 9월13일 중국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추후 일본 지역에서도 서비스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4분기에는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에 '라그나로크: 리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주춤한 상반기 '라그나로크' IP 글로벌 성과


앞서 그라비티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7260억원, 영업이익 1600억원을 달성하며 8년 연속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데 성공했다. 직전년도 대비 매출은 56.6%, 영업이익은 52.8% 증가한 수치다.

그라비티의 호실적에는 지난해 4월 동남아시아 지역에 출시한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출시 이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3개 지역에서 '2023 올해의 게임' 우수상을 받으며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1월 국내 론칭한 '라그나로크X: 넥스트제너레이션'의 매출도 실적에 기여했다.

그라비티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23.1%에 불과하던 동남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은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출시된 2분기 68.7%로 확대됐으며, 3·4분기에도 각각 69.7%·63.2%를 기록했다. 앞선 2022년엔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에 출시돼 실적을 견인한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결과다.

하지만 그라비티의 올해 실적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공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427억원, 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9%, 56.4% 감소했다. 지난 3월과 6월에 중국에 출시한 라그나로크 오리진과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성과가 반영됐음에도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이다. 이는 동남아 지역 등의 매출 하락이 가속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회사는 "2분기에는 북중남미 지역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매출 증가와 올해 6월 대만∙홍콩∙마카오에 론칭한 라그나로크: 초심지전의 신규 매출 발생해 직전 분기 대미 매출이 상승했다"라며 "이는 동남아시아 지역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매출 감소로 일부 상쇄됐으며, 영업이익 감소는 라그나로크: 초심지전의 마케팅 비용 발생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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