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일차전지 제조 업체 화재 현장. 사진=연합뉴스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배터리 공장 화재를 계기로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화재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를 두고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는 이번 화재 사건과 따로 놓고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소재의 1차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리셀 공장은 리튬 1차전지를 생산하는 곳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진화가 되지 않는 리튬의 특성 탓에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셀 공장 화재로 인한 리튬 배터리 폭발 우려는 전기차 업계로 번졌다. 전기차 또한 리튬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내연기관 차량보다 화재로 인한 피해가 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리튬 배터리는 열에 민감한 데다 화재 시 온도가 순식간에 치솟아 주변 배터리로 열이 옮겨붙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화재 전용 특수 장비가 필요할 정도로 진압이 쉽지 않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기차 화재는 총 139건으로, 2021년 24건에서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운행 중 발생한 화재는 68건(48.9%)으로 가장 많았고, 충전 중 화재는 26(18.7%)으로 집계됐다.

다만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의 증가세는 보급량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내연기관 차량 대비 화재율 또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3년간 전기차 화재로 인해 1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사망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배터리 업계도 전기차 배터리의 폭발 및 화재 위험성은, 1차전지를 보관하는 아리셀 화재 사건과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전된 뒤 재충전할 수 없는 1차전지와 달리, 2차전지는 SOC(State of Charge, 충전잔량)을 30% 이하 상태로 보관 및 납품된다. 충전율이 높을수록 위험성이 높아지는 리튬 배터리의 특성상 화재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또 이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2차전지는 음극재에 순수한 리튬을 사용하지 않기에, 1차전지 대비 화재 위험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음극재는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해 전류가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관계자는 "1차전지는 음극재로 순수한 리튬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에 닿으면 수소 증기가 발생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라며 "하지만 2차전지는 순수한 리튬을 쓰는 공정이 없으며, 직접 물을 뿌리더라도 발화하지 않는 안정된 산화물 형태를 사용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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