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된 차량. 사진=삼성화재
침수된 차량. 사진=삼성화재

올해 상반기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미 손익분기점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집중호우로 차량 피해가 늘고 있는데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을 결정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7개 손해보험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1%로 전년 동기(77.7%) 대비 2.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 중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DB손해보험이 78.7%로 가장 낮았고 △메리츠화재(78.8%) △삼성화재(79.2%) KB손해보험(79.4%) △현대해상(80.7%) △한화손해보험(81.8%) △롯데손해보험(82.1%) 순으로 높았다.

최근 집중호우로 차량 침수피해가 늘어 손해율 리스크는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6일부터 24일 오전 9시까지 자동차보험 판매 손해보험사 12개사에 침수 피해 등 접수된 차량은 3582건, 추정 손해액은 319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사고가 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통상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로 보고 있다.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초과하면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검토한다.

올해부터 인하된 보험료나 인상된 정비수가 등의 리스크도 손해보험사들의 보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손해보험업계는 정부의 상생금융 동참 차원에서 올해 2월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2~3% 가량 인하한 바 있다.

정비업자가 차량을 수리한 대가인 정비수가의 인상도 손해보험사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험업계와 정비업계는 2024년 정비수가를 2023년 대비 3.5% 인상하는 것에 동의했다.

자동차 보험금의 30%가 수리비로 사용되는 것을 감안할 때 전년 대비 보험사가 차량 사고에 대해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났다.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느는 점을 인지 중이나 당장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별 데이터를 분석해 손해율 리스크를 관리하고는 있지만 자연재해 등의 사고는 대처하기가 어렵다"며 "올해 상반기 손해율을 모니터링 중이며 보험료 인상 여부는 올해 연말까지 손해율 추이를 대조한 뒤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손해율 때문에 고민을 하겠지만 당장 보험료 인상을 고려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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