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치브이엠의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1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비교기업 선정 과정에서 과감하게 거품을 빼는 전략이 통했다. 기존에 투자한 사모펀드(PEF)들의 락업 기간이 짧아 오버행 이슈가 있었지만, 최근 단타를 노리고 주문을 넣는 기관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치브이엠(구 한국진공야금)의 공모가가 1만8000원으로 결정되며 밴드 상단(1만4200원)을 뚫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2145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금액은 432억원으로 결정됐다.
기관 수요예측 최종 경쟁률은 837.2대 1로 나타났다. 국내외 총 2225개 기관이 참여했고 신청 수량은 14억4660만6000주다.
밴드 상단 가격을 초과해서 써낸 기관 수는 2203곳, 밴드 상위 75%~100%에 주문을 넣은 곳은 1곳이다. 밴드 하위 75%~100%에도 1곳이 주문을 넣었고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곳은 20곳이었다.
수요예측 흥행에는 최근 과열된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와 더불어 사전에 몸값 거품을 뺀 전략이 들어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치브이엠은 첨단금속 제조 전문기업이다. 다만 비교기업 선정 당시 재무적 유사성을 고려해 고려아연, 삼아알미늄, 풍산과 같이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기업들은 일찌감치 제외했다. 이후 비경상적인 주가수익비율(PER)을 나타내는 기업을 제외하면서 최종적으로 알루코와 한창산업이 비교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렇게 몸값 거품을 빼는 대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 할인율보다 낮은 할인율을 적용했다.
기관들은 에이치브이엠의 오버행 우려도 잠재웠다. 에이치브이엠은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의 락업이 1년임을 제외하면 기존에 투자한 기술투자PEF들의 락업은 1~3개월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관들은 최근 에스오에스랩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상단 초과에 주문을 몰아넣으면서 오버행 이슈를 불식시켰다.
다만 기존 주주들의 락업이 짧거나 없는 만큼 기관들도 여전히 '단타'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 2225개 기관 중 2094개 기관이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았다. 락업을 건 기관도 대부분 기간이 짧았다. 15일 확약이 10곳, 1개월 확약이 17곳, 3개월 확약이 81곳, 6개월 확약을 넣은 곳은 23곳이다.
상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IPO 시장 과열은 식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일반 기관들은 물론 부동산운용사와 저축은행도 공모주 수익을 노리고 뛰어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운용사들 사이에서 '공모주는 상장일이 가장 비싸다'는 얘기가 돌 정도"라며 "단기 유동성 공급과 수익 측면에서 공모주 투자만큼 수익이 확실한 시장이 부재한 점도 과열 장기화에 한 몫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치브이엠은 오는 19~20일 일반 및 기관청약을 받고 2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 하이젠알앤엠, 공모 밴드 상단 초과 7천원 확정…기관 '단타' 여전
- 에스오에스랩, 공모가 밴드 상단 초과 1만1500원…IPO 과열 '여전'
- 시프트업, IPO 몸값 3.5조…고평가 논란 피할까
- 이노스페이스, 고평가 부담 의식했나…주문 몰려도 공모가 상단 확정
- 에이치브이엠, 일반청약도 흥행…증거금 5조원 몰려
- 하나자산운용,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출사표
- 상반기 IPO, 인수액 KB증권 1위…수수료는 NH투자증권 '최고'
- [IPO] 피앤에스미캐닉스 "고령화 사회 재활로봇 분야 선도할 것"
- [IPO] 피앤에스미캐닉스 코스닥 출사표…'오버행' 우려 넘을까
- 산일전기 공모가 3만5천원 확정…기관도 '장투' 간다
- 피앤에스미캐닉스 공모가 2만2천원 확정…'단타' 열기 입증
- 코스닥 빠지는데…아이빔테크놀로지 공모 밴드 초과 1만원 확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