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KDB생명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칭했다. '매각 실패'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으나 원매자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11일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석훈 회장은 KDB생명 향후 매각 계획 관련 질문에 "언론 입장에서 KDB생명은 매각이 실패했다고 말씀드리는 게 가장 정확할 것"이락 답했다.
강 회장은 "저한테도 KDB 생명은 굉장히 아픈 손가락 중에 정말로 많이 아픈 손가락"이라며 "저희가 매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봤으나 원매자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KDB생명 지분 95.7%를 보유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DB PEF)는 내년 2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강 회장은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 가치 제고 방안을 먼저 검토하고 그 방안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매각 실패보다는 매수자가 없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KDB생명 매각을 위해 다양한 준비를 했는데 그럼에도 K-ICS비율로 급격하게 전환화는 과정에서 기존 전략과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게 가장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투입해야 할 자본이 매각 시작 당시보다 훨씬 커진 게 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KDB생명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입찰에 단독참여했으나 "그룹 보험업 강화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수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반면 HMM은 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회장은 "지난해 HMM 매각이 최종 협상 과정에서 결렬됐다"며 "이후 해양진흥공사와 HMM 관련 논의나 협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재매각 추진 시 산업은행 입장과 더불어 정부 해운 정책과 기타 요소를 고려해 합의된 안이 필요한데 그 시기가 몇 달 안에 올 것 같진 않다"며 "궁극적으로는 정부 부처 간 추가 협의가 많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 회장은 산업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배당 유보 등의 방안을 거론했다. 강 회장은 "매년 정부와 협의해 배당률을 결정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 주머니 사정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상황인데 산업은행 자본금을 늘려달라는 게 적절한지 스스로 자문하게 되는데 3년 정도 배당을 하지 않으면 대출 여력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정부와 협의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금융공기업 11곳 중 성별 연봉 격차가 가장 크다는 지적에는 "산업은행이 한때 민영화를 위해 수신 기능을 강화했을 당시 여직원을 많이 채용해는데 그 분들의 직급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통상 은행에서는 입금, 출금, 카드 발급 등 창구 업무를 담당하는 '텔러'를 고용하는데 이들은 행원 대비 업무 범위가 좁고 직급 체계를 다르게 적용한다.
강 회장은 "여성 임원이 없다는 부분은 가슴 아픈 구석"이라며 "1991~1992년 들어온 분들이 은행 임원진을 맡고 있는데 당시 입사한 여성분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어 "현재 실질적으로 은행을 이끄는 팀장 직급이 600여 명인데 이 중 25%가 여성"이라며 "짧으면 3~4년, 길게는 5~6년 뒤 산업은행도 고위직 여성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