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 대상 국가 간 송금이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을 한 만큼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했다.
이날 이 총재는 "우리나라 기업 국경 간 거래가 지난 20년 동안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CBDC를 통해 돈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CBDC는 실물 화폐와 달리 가치가 전자적 저장되며 이용자 간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화폐다.
가상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통화로 기존 화폐와 같은 교환 비율을 적용해 가치 변동 위험이 없고 경제주체 지급 편의가 늘어나는 점이 장점이다.
이 총재는 "은행은 토큰화된 예금을 발행하고, 중앙은행은 토큰화 예금의 원천인 CBDC를 도매로 제공할 수 있다"면서 "현행 2계층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비은행 기관도 플랫폼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계층 시스템은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이 함께하는 통화시스템이다. 중앙은행은 은행간 예금 이전에 쓰이는 지급준비금을 발행하고 은행은 고객에게 예금을 발행해 개별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주도하는 아고라(Agora) 프로젝트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아고라 프로젝트는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상당한 규제적 조화를 필요로 한다"며 "CBDC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익이 국경 간 거래"라고 덧붙였다.
아고라 프로젝트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 멕시코 등이 참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