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제일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감소와 함께 건전성 악화를 겪었다. 특히 박종복 행장 선임 이후 처음으로 자산 역성장이 일어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506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2022년(3901억원) 대비 10.1%p 줄어든 수치다.
SC제일은행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도 비용과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해 성장이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이 적립한 충당금은 1570억원으로 2022년 대비 31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건전성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충당금을 쌓았다고 하지만 충당금 적립률은 2022년 325.97%에서 2023년 225.43%로 줄었다.
충당금 총계는 2022년 3104억원에서 2023년 3681억원으로 늘었으나 고정이하여신이 952억원에서 1633억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충당금 적립률에서 알 수 있듯 지난해 SC제일은행 주요 건전성 지표는 대부분 나빠졌다. 먼저 기업금융 포함 전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각각 0.27%, 0.39%로 2022년 대비 0.16%p, 0.20%p 늘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2022년(0.06%) 대비 0.1%p 증가한 0.16%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계 기업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이자를 받지 못하는 무수익여신도 2022년 757억원에서 1193억원으로 늘었다. 기업과 가계 각각 722억원, 462억원으로 같은 기간 239억원(49.5%p), 196억원(73.5%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과 무수익여신은 모두 은행 부실과 건전성 파악에 중요한 지표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여신을 일컫고 무수익여신은 이자를 내지 못하는 여신을 말한다.
자산도 역성장했다. SC제일은행은 2023년 사업보고서에 "2023년 말 자산은 109조9872억원(은행계정 총 운용자금 평잔)으로 전기말 대비 1% 줄어 2015년말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9월말 기준 SC제일은행 총수신은 57조9742억으로 2022년 말 대비 11조8029억원 줄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SC제일은행 '퍼스트가계적금'은 기본 금리 3.50%p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 6곳 중 두 번째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가장 높은 금리인 4.7%p 제공하는 우리은행 'WON적금'은 여자 프로농구 우승 기념 선착순 제공 상품으로 이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금리다.
이에 이자 비용은 1조5614억원으로 전기 대비 6939억원 늘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신 점유율은 3.39%로 2021년 대비 0.72%p 하락했다. 여신 점유율 역시 2021년 3.86%에서 2023년 9월말 3.20%로 0.66%p 줄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점유율 하락에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9개 영업점을 통폐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