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증권이 국내 리테일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전장을 냈다. 토스 앱을 통해 이용자 수를 늘리며 3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이런 성장 배경으로는 '고객 경험'이 꼽힌다.
토스증권은 서비스 출시 3주년을 기념해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전국민의 주거래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올해도 수익성과 성장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국내외 주식 거래 수수료를 기반으로 5억3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출시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리테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흑자전환과 빠른 성장 배경으로는 토스증권 앱의 직관성과 편의성에 따른 고객 유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만 약 100만명의 고객을 신규 유치해 올 3월 기준 580만명 고객을 유치했으며 매달 토스증권을 찾는 고객(MAU)도 30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고객층 다변화도 진행 중으로 40대 이상 고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출시 초반에는 이용자 대부분이 2030 세대였으나 3년이 지난 현재 4050 세대 이상이 48%를 차지했다.
다만 출시 초반에는 토스증권 이용자들 사이에서 몇가지 불만사항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투자 대상 종목의 자세한 재무상태 조회가 불편하다는 점과 상품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수익 모델과 관련한 근본적인 질문도 꾸준히 나왔다. 후발주자인 토스증권이 유의미한 이익을 내려면 수수료를 올리거나, 이용자 수를 늘려야 한다. 이미 국내 주식매매 플랫폼은 키움증권의 '영웅문'이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업은 기본적으로 업황 산업이기에 시장 분위기도 중요한 지표다.
고객으로 성장한 토스증권, 요구 사항 적극 반영
토스증권은 고객 수요를 적극 반영하는 방법을 택했다. 올해 목표로 야심차게 발표한 WTS(웹 트레이딩 시스템), 해외 우량 회사채·파생상품은 토스증권 이용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해온 서비스라는 후문이다.
고객 수요를 강조한 토스증권의 진심은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김승연 대표는 토스증권 성과를 발표할 때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활용했다. 30대 남성 고객은 최적화된 UX/UI에 높은 점수를 줬다. 만족도가 높았던 투자 경험으로는 충남 거주 60대 여성이 처음으로 해외주식 ETF를 구입했다는 피드백이 공개됐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PC 기반 투자 플랫폼은 토스증권 이용자들의 요구가 가장 높았던 서비스다. MTS로 주식을 시작한 이용자들의 투자 경험이 축적되면서 보다 전문화 됐고, 더 자세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요구됐다. 이에 윈도우나 MAC OS용을 따로 구축해야 하는 HTS 대신 WTS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WTS는 현재 베타테스트 중으로 올해 2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우량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단위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해외채권의 기본 구매단위는 2000만~3000만원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에 김승연 대표는 "해외 채권은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했을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낮춰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규빈 CPO(상품책임자)는 "채권 매매 기본 단위는 1000달러 정도로 낮춰서 고객 접근성을 높이려 한다"고 덧붙였다.

"고객 수요 최우선…상품 연결고리 강화로 수익성 확대할 것"
관건은 수익성이다.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는 하지만 연간 순이익 규모는 크지 않다. 김 대표는 "매년 300억원 수준 이익 개선이 있었고, 올해도 동일한 수준의 개선세를 목표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용공여 등 여신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토스증권은 당장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 파란을 일으킨 위불(Webull)의 국내 상륙이나 경쟁사들이 해외 주식 수수료를 낮추는 등 경쟁 심화과 예상됨에도 '고객 수요'가 높았던 서비스부터 안착시킬 방침이다.
김 CPO는 "상품 개발에는 사업성과 시장 상황, 고객 수요 세 가지를 놓고 판단하고, 이 중 고객 수요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해외주식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매매 편의성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파생상품과 채권 등 상품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상품 간 연결고리를 강화하면 거래대금 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미국 주식만으로는 선배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갈 길이 멀다. 우리가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겠다"면서도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면 수익성도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