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앞에서는 한 나라 안에서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갈라져서 싸우지 말고 화합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국기들을 본 적이 있어. 그런데 어떤 나라들은 온 국민이 한 가지 종교를 통해 더 강하게 뭉쳐서 독립운동을 하기도 하고, 나라를 세우는 일에 힘을 모으기도 했어. 대표적인 것이 이슬람교의 힘으로 온 국민들이 뭉쳐있는 아랍 지역의 나라들이야. 

우리나라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하지만 이슬람교는 기독교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종교야. 전세계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모두 합하면 14억 명이 넘는다고 할 정도니까. 그런데 그 중에서도 주로 중국과 유럽 사이 쯤에 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주로 모여있는 아랍민족들의 나라에 사는 4억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대. 그래서 나라의 모든 일이 이슬람교의 율법과 가르침대로 이루어지곤 한대. 물론 이슬람교 지도자가 나라를 직접 다스리는 경우도 있고 말이야.

이슬람을 상징하는 색은 녹색이야. 아까 인도의 국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상징하는 녹색이 들어가있다고 한 적이 있었지? 녹색은 이슬람교를 지금처럼 세계적인 종교가 되도록 만든 예언자 무하마드를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래. 하지만 이슬람교도들이 녹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 뿐만이 아니야. 녹색은 농작물들이 풍성하게 자랄 때 볼 수 있는 색깔이기 때문에, 이슬람교가 약속하는 낙원이나 천국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는 거야. 어쩌면 이슬람교가 처음 생겨난 곳이 사막이 많은 곳이다보니, 이슬람 교도들이 더 녹색을 좋아하게 됐는지도 몰라. 

이 녹색으로 만든 국기를 가진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리비아야. 그 나라의 국기는 세상에서 가장 그리기 쉬운 국기야. 그냥 아무 것도 그려넣지 않고 녹색으로만 채우면 되거든.

리비아 국기. 녹색으로만 이루어져서, 세계에서 가장 그리기 쉬운 국기이다. 사진=픽사베이
리비아 국기. 녹색으로만 이루어져서, 세계에서 가장 그리기 쉬운 국기이다.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이슬람을 상징하는 것이 녹색만 있는 것은 아니야. 무늬 중에서는 초승달과 별 무늬가 이슬람의 상징이야. 왜냐하면 예언자 무하마드가 처음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을 때 하늘에 초승달과 별이 떠 있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이슬람교에서는 초승달과 별을 신의 계시나 진리의 상징으로 생각한대. 

터키의 국기 '월성기'. 사진=픽사베이
터키의 국기 '월성기'. 사진=픽사베이

바로 이 초승달과 별 무늬로 이루어진 국기를 가진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터키야. 맨 처음에 국경일이 아닌 데도 항상 건물마다 걸어둔다던 터키의 국기 '월성기' 생각 나니? 월성기라는 이름이 바로 달과 별이 그려진 깃발이라는 뜻이기도 해.

어쨌든, 그래서 국민들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고, 이슬람교의 힘으로 단합하는 나라들의 국기에는 녹색이나 초승달, 별 무늬가 많이 들어가 있어. 녹색 바탕 위에 아랍어로 '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 무함마드는 예언자다'라는 글씨를 써넣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 그리고 평등을 의미하는 빨간 색과 순수를 의미하는 흰 색 바탕 위에 초승달과 별 무늬를 넣은 싱가폴 국기처럼 말이야.

사우디라아비아 국기(왼쪽), 싱가폴 국기(오른쪽). 사진=픽사베이
사우디라아비아 국기(왼쪽), 싱가폴 국기(오른쪽). 사진=픽사베이

물론 녹색 바탕에 초승달과 별이 모두 들어간 국기들도 많지.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 아제르바이잔의 국기처럼 말이야. 

투르크메니스탄 국기(왼쪽), 파키스탄 국기(가운데), 아제르바이잔 국기(오른쪽). 사진=픽사베이
투르크메니스탄 국기(왼쪽), 파키스탄 국기(가운데), 아제르바이잔 국기(오른쪽).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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