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는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어 지배를 하지도 않고, 또 다른 나라에게 지배를 당하지도 않았던 나라가 태국 딱 하나 뿐이었어. 그리고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서는 그런 나라가 에티오피아 하나 뿐이었지. 심지어 아메리카에는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지 않고 끝까지 독립을 지킨 나라가 단 하나도 없었어. 우리나라도 한 때는 일본의 식민지였었잖아. 그것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유럽 나라들의 침략을 받고 식민지가 되어 지배를 받았던 것이지.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나라들이 그렇게 유럽 나라들로부터 식민지배를 당해야 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유럽에 비해 군사력이 너무 약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식량과 자원들을 빼앗아서 손쉽게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모든 국민이 똘똘 뭉쳐있었던 유럽 나라들을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던 것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남의 나라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의 사람들이 유럽 사람들보다 덜 똑똑하고 못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돼. 우리 친구들 중에서도 힘이 세고 싸움을 잘한다고 해서 더 훌륭한 사람인 것은 아니잖아. 그리고 힘이 센 친구, 그림을 잘 그리거나 노래를 잘 하는 친구, 글을 잘 쓰거나 말을 잘 하거나 항상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의리가 있고 친절해서 주위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 친구 모두 칭찬받을 만 한 훌륭한 친구들이잖아.

마찬가지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사람들도 유럽사람들보다 무기를 만들고 전쟁을 하는 기술은 부족했지만, 각자 나름대로 아름다운 문화도 발전시키고 있었고 철학, 종교, 건축 같은 면에서는 유럽보다도 더 뛰어난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었어. 설마 옛날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했다고 해서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친구들은 없겠지?
어쨌든 총칼의 힘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넓디 넓은 땅을 강제로 빼앗은 유럽 나라들은, 그곳을 식민지로 만들었어. 식민지란, 오래오래 자신들에게 복종하면서 세금도 바치고 식량이나 자원들을 만들어내 공급하기도 하고 그런 자원들로 만들어낸 물건을 사주기도 하도록 하는 텃밭 같은 곳을 말하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총칼을 들이대고 빼앗아오기보다는 유럽 나라들을 무서워하고 부러워하면서 반항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했지. 그래서 유럽 나라들은 자기들이 만든 식민지의 아이들에게 자기네 나라의 말과 문화를 가르치는 일에도 많은 신경을 썼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영원히 유럽 나라들에 대한 존경심과 복종심을 가지게끔 만들기 위해서였지.
그 결과 많은 식민지 나라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힘들게 일해서 만든 좋은 쌀, 면화, 향료 같은 것들을 모두 빼앗아 가는 유럽 나라들에 대해 반항심을 가지기는커녕 부러워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했어.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옛날에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을 때 일본으로 유학가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고, 일본 사람하고 결혼하는 것을 최고의 경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과 비슷하지.
어쨌든 그 때 식민지가 되어 유럽 나라들의 지배를 받았던 많은 나라들은 자신을 지배했던 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어. 지금도 브라질 사람들이 포르투갈어를, 아르헨티나, 칠레, 콜럼비아 같은 대부분의 남아메리카 사람들이 스페인어를 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 대표적인 예야. 원래 그곳의 사람들도 자기들의 말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랜 세월동안 포르투칼과 스페인의 지배를 받으며 교육을 받다보니 자신들의 것을 잃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야.
그런 나라들은 나중에 독립한 다음에 국기도 자신들을 지배했던 나라의 국기 모양을 본떠서 만든 경우가 많아. 예전에 유럽 나라들이 자신들을 지배했던 나폴레옹 군대가 사용하던 프랑스의 삼색기를 본떠서 자기들의 국기를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일이지.
그럼, 실제로 어떤 나라들의 국기에 식민지배의 흔적이 남아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