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새해를 맞아 재계 수장들은 한결같이 위기 극복의 '의지'를 말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한 단계 더 높이 발전해 나가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실함이 묻어나온다. 글로벌 경영 위기, 미·중 분쟁 등 매년 판에 박힌 듯 언급된 위험 요소에 올해는 미래 준비가 추가됐다. 인공지능·바이오·환경 등으로 상징되는 미래에서 우리가 가진 역량을 증폭시켜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앞장서 나가자"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에서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넘어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자"고 말했다. 어느 분야든지 시장을 이끄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메시지다.
이 같은 포부는 SK·롯데·한화 등 다른 대기업들도 다르지 않았다.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어 바른 음(소리)을 낼 수 있다"는 '해현경장'을 신년사 화두에 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급변하는 지정학(Geopolitics) 환경 속에서도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은 국력과 크기에 상관없이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해결책(Solution)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낼 것이며 지속 성장하는 공존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초불확실성 시대'로 올해를 규정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글로벌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미래 성장이 좌우될 것"이라며 "롯데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레이트 챌린저'를 주문한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은 "우리는 그레이트 챌린저로서 한화의 모든 사업에 기존의 틀을 넘어 월등한 차별성과 주인의식을 갖춰 가자"고 당부하며 "미래 기회를 선점해 혁신 리더가 되자"고 말했다.
"축적한 자산이 해법"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거론된 것은 '자산'이다. 재산의 그 자산이 아니라 수십년간 닦고 배우고 느끼며 쌓아온 기술과 정보의 자산이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주문했다. 정의선 회장은 "수십년에 걸쳐 쌓아온 지식과 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은 "기존 주력사업은 그룹을 지탱하는 굳건한 버팀목"이라며 "사업의 디테일에서부터 차별성을 만들며 한발 앞선 결과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자"고 당부했다.
내실 다지기 주문도 이어졌다. 한종희 회장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면서 "리더들은 조직 내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건설적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자기 주도적 시간 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초일류 기업문화를 구축하자"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위기 돌파를 위해서는 조직문화가 혁신을 지원하고 새로운 시도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조직 내에서 실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구축하도록 하는 한편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전략화하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대한항공의 탄탄한 기초 체력과 오랜 기간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임직원 모두가 힘을 모아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것은 없다"며 "2024년을 대한항공의 존재 의미를 여실히 입증하고 우리의 소명을 밝히는 뜻깊은 시간으로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기후대응 못하면 사라진다"
재계 수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직접 거론했다. 총수마다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 친환경에 뒤처지면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물론 기업의 존폐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친환경 경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최태원 회장은 기후위기 등 복합문제에 '토털 솔루션' 제공하는 그룹 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그린에너지, AI/디지털, 바이오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며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의선 회장은 "인류와 함께 지속성장하기 위해 탄소중립과 순환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자원 재활용 등 순환경제를 활성화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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